건설업 후진적 인명사고…"보건관리자 정규직 의무화 해야"
건설현장 보건관리자 60% 이상 비정규직
각종 서류작업 등으로 보건관리자 본래 업무 집중 어려워
2016-06-02 15:20:11 2016-06-02 15:20:49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최근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남양주 지하철 공사현장 붕괴 등 하청업체 직원들의 후진국적 안전사고가 이어지면서 산업현장의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건설업은 제조업 등 다른 업종에 비해 산업재해율이 높아 현장의 안전을 책임지는 보건관리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비용절감과 현장 작업 효율을 높인다는 이유로 비정규직 보건관리자 고용하는 사례가 많은 실정이다.
 
2일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최근 3년 동안 보건관리자 선임의무 위반으로 과태료를 부과받은 건설업체는 총 282개 업체로, 이중 노동자 1000명 이상인 업체도 15개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설업종 보건관리자의 62%가 비정규직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제조업 93%, 서비스업 99%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전국건설기업노조의 조사결과에서도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건설기업노조가 소속 시공능력 상위 50위권 건설사의 10군데 사업장의 안전관리자 고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정규직 비율은 32.9%, 비정규직 비율은 66.5%, 전담 안전관리자를 두지 않고 현장 직원 중 자격증 소지자를 겸직시킨 경우가 0.6%로 조사됐다. 이는 본사 정규직 안전관리자를 포함한 숫자여서 건설현장 안전관리자의 비정규직 비율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견건설사들의 경우 안전관리자를 전담으로 두지 않고 겸직시킨 경우도 상당수 발견됐다. 건설사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건설현장의 안전관리자 3분의2를 비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고, 일부는 내부 직원을 겸직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재 보건관리자 의무 배치 기준을 보면 터널이나 지하작업 등 위험 공종에서는 50억 이상 규모, 일반 공종은 120억 이상 규모에 1명 이상, 800억 이상 규모에서는 2명 이상을 고용해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1명의 보건관리자가 전담하는 현장의 경우 노동부, 발주처 제출 서류작업을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고 휴일에도 거의 쉬지 못하다 보니 현장 작업을 하나씩 체크하면서 관리를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800억원 이상 공사의 경우에는 2명의 보건관리자가 현장을 전담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1명이 상주하면서 현장을 전담하고, 보건관리자 자격증이 있는 근로자를 서류상에 이름만 등록시키고 점검이나 조사가 나오면 그에 맞춰 현장에 잠깐 머무는 경우도 많다는 지적이다.
 
건설기업 노조 관계자는 "안전관리 분야는 무엇보다 정규직 채용을 통해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산업안전보건법에 보건관리자를 현장계약직으로 채용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추가하고, 보건관리자 정규직 채용 기업이 공사를 낙찰 받을 수 있도록 공공발주공사 입·낙찰제도를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건설 현장에서 중대 재해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현장 보건관리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한 건설근로자가 건설현장에서 철근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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