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경기 부양 목적으로 중앙은행이 대규모 국채 매입을 통해 시중에 돈을 풀어온 일본의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가 한계에 직면, 회복 동력을 찾기가 쉽지 않아 난관에 부딪혔다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11일 '아베노믹스 3년 일본경제, 다시 약해진 성장 동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일본 경제는 지난해보다 낮은 0.3%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아베노믹스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난관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12월 취임한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대규모 금융완화, 신속한 재정 지출, 공격적인 성장전략 등 이른바 '3개의 화살'을 제시하며 일본을 디플레이션 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천명했다.
일본은행(BOJ)은 아베 총리 취임 이후 2013년 4월 '물가상승률 2년 이내 2% 달성' 목표를 내세우며 연간 50조엔 규모의 국채매입을 시행, 대규모 금융완화를 펼쳤다. 2014년 10월에는 국채매입을 연간 80조원으로 확대했다. 또 올해 2월부터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했다.
일본 경제는 공격적인 정책으로 초반에 엔화 약세와 주가 상승 효과가 나타나며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엔화 가치가 강세로 반전됐고, 기업들의 수익 악화로 주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또 지난해 성장률은 0.5%에 그쳤고, 올해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류상윤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올해 일본 경제에 대해 "소비와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그나마 회복세를 보이던 설비투자도 기업의 수익 악화로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 금융완화 효과가 한계에 봉착하면서 재정확대 카드가 부상하겠지만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규모가 주요 선진국 중 최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재정확대 역시 지속하기 어렵고 경기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구조개혁 중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내세운 노동개혁 역시 기업과 정규직 노동자의 희생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경기 회복의 동력이 될 만큼 개혁적으로 추진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류 연구원은 "금융완화 정책효과가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추가 금융완화나 재정확대 정책이 회복의 모멘텀을 제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아베노믹스는 과거 어느 때보다 심각한 난관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 사진 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