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두 달 연속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환율 흐름이 지속된 가운데,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직접 외환시장에 달러를 팔고 국민연금 외환스와프 등 시장 안정화 조치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시장에서는 올 상반기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의 외환스와프가 지속되면서 외환보유액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외환보유액 4259억 규모…'환율 방어'에 실탄 투입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1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259억1000만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전월 말(4280억5000만달러)과 비교하면 21억5000만달러 감소했습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5월 말 4046억달러로 약 5년 만에 최소 수준까지 줄었다가 11월(4306억6000만달러)까지 6개월 연속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감소 전환했고, 지난달까지 감소세가 이어졌습니다.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배경에는 연초 급등했던 환율을 안정화하는 과정에서 달러를 투입한 결과로 보입니다. 한은은 외환보유액 감소와 관련해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등 시장 안정화 조치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서울 외환시장에서 지난달 주간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의 일일 평균 변동 폭은 0.47%로,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였던 지난해 1월(0.41%)보다도 0.06%포인트 높았습니다.
외환스와프는 한은이 외환보유액 중 달러를 국민연금에 일시적으로 빌려주고, 만기 시 달러로 다시 돌려받는 구조입니다. 즉 국민연금이 한은으로부터 직접 달러를 거래하는 방식으로, 외환시장에 참여하지 않고도 달러를 구할 수 있어 환율 상승 압력을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외환보유액은 만기 때까지 그만큼 감소합니다.
눈에 띄는 것은 한은이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를 실제로 가동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는 점입니다. 앞서 한은은 국민연금과 650억달러 규모의 달러 스와프 계약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되, 그 한도만 공개하고 실제 이를 썼는지 여부는 공개하지 않아 왔습니다. 이번 집계에서는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라고 적시하면서 공식적으로 가동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보유액, 세계 9위 규모…"향후 감소세 지속 예상"
외환보유액을 자산별로 나눠보면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은 63억9000만달러 증가한 3775억2000만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예치금은 85억5000만달러 감소한 233억2000만달러,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은 전월과 동일한 158억90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금은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를 유지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4281억달러로 전월과 같은 세계 9위를 기록했습니다. 4개월 연속 같은 기록입니다. 중국이 3조3579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일본(1조3698억달러), 스위스(1조751억달러), 러시아(7549억달러), 인도(6877억달러), 대만(6026억달러), 독일(5661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601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시장에서는 한은 외환보유액 규모가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김진욱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최근 한은의 외환보유액 변화에는 환율 완화 개입과 한은-국민연금 외환(FX) 스와프 재개 효과가 함께 반영됐다"고 평가하면서 "올해 상반기 한은과 국민연금의 외환스와프를 통한 국민연금 전략적 헤지가 이어지고, 하반기에는 점진적인 언와인딩(해제) 과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외환보유액은 감소세가 예상된다"며 "외환스와프를 통한 국민연금의 전략적 헤지와 더불어 현물 시장에서의 한은 스무딩, 그리고 최대 200억달러에 달하는 대미 투자 등이 감소 전망의 근거"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4월 예정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 △달러 수급 불균형 완화를 위한 정부 정책 등에 따라 향후 환율 개입과 국민연금과의 스와프 필요성은 점진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두 달 연속 감소한 가운데,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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