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쟁상황평가 SKT-CJ헬로 인수 심사 주요 지표 활용
M&A 새로운 국면 예측…지배력 전이 따른 경쟁제한성 핵심
2016-03-21 06:00:00 2016-03-21 06:00:00
[뉴스토마토 서영준기자] SK텔레콤(017670)CJ헬로비전(037560)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 심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쟁상황평가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업계의 이목을 쏠리고 있다. 정부도 이번 보고서 결과를 심사에 중요한 지표로 삼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 과정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미래부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표한 '2015년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 결과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 심사에 활용할 예정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경쟁상황평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은 만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 심사에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ISDI가 발표한 경쟁상황평가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결합상품 서비스 평가 부분이다. 결과에 따르면 이동전화가 포함된 결합상품 가입자 점유율은 SK군(SK텔레콤+SK브로드밴드)이 51.1%를 기록해 전년 대비 3.1%p 증가했다. 이어 KT(030200)가 35.1%, LG유플러스(032640)가 13.7%로 나타났다.
 
SK군의 이동전화 결합상품 점유율은 SK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 재판매를 기점으로 2010년 44.1%에서 2014년 51.1%로 7.0%p 상승했다. 실제 초고속인터넷시장에서 SK텔레콤의 재판매 점유율은 같은 기간 2.3%에서 10.7%로 8.4%p 증가했다. 반면 SK브로드밴드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점유율이 23.2%에서 14.3%로 8.9%p 감소했다. 
 
종합하면 SK군 결합상품의 점유율이 7.0%p 증가하는 동안 SK텔레콤 재판매는 8.4%p 증가했고, SK브로드밴드 8.9%p 감소한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SK텔레콤이 이동전화 지배력을 활용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늘렸다는 해석이 가능하게 한다.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이 이번 결과에 대해 지배력 전이를 통한 경쟁제한성 발생 문제를 언급하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은 전체 결합상품 1541만건 가운데 초고속인터넷 포함 결합상품 비중이 95.7%, 유선전화 57.9%, 이동전화 42.6% 수준임을 들어 경쟁제한성을 논할 수준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주장은 그러나 이들 수치에 반영된 결합상품의 세부 유형이나 최근의 추세를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결합상품 핵심은 가입 비중에서 보듯 초고속인터넷이다. 이는 초고속인터넷과 집전화, 방송, 이동전화 등 다양한 결합상품의 조합이 만들어낸 수치다. 초고속인터넷+집전화, 초고속인터넷+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방송+이동전화 등의 경우의 수가 포함된다는 의미다. 현재 대부분 사업자가 초고속인터넷을 중심으로 결합상품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결합상품 비중의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는 셈이다.
 
SK군의 이동전화 지배력 전이를 논하기 위해서는 초고속인터넷을 기본으로 한 이동전화 결합상품의 영향력을 살펴봐야 한다. 이동전화를 포함한 결합상품 이용자 중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이 포함된 결합상품 가입자 비중은 전체의 95.8%로 집계됐다. 그만큼 결합상품에서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의 묶음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러한 상황은 비단 SK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KT와 LG유플러스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KISDI는 "SK군의 이동전화 결합상품 점유율은 이동전화 점유율 수준에 수렴해가 양상"이라며 "KT와 LG유플러스의 이동전화 결합 점유율도 각각의 이동전화점유율에 수렴하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다만, 경쟁사들은 5:3:2로 고착화된 이동전화 점유율 구조가 SK군의 높은 지배력으로 인해 다른 시장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아울러 KT와 LG유플러스가 주장하는 경쟁제한성 발생 가능성은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이라는 유료방송 사업자를 인수하면서 더욱 불을 붙이고 있다. KISDI는 보고서를 통해 결합상품과 유료방송시장의 관계에 대해 "구조적 측면에서 방송과 유선상품이 포함된 결합상품의 비중은 감소 중"이라며 "이동전화와 방송의 결합이 중요해지면서 SK군의 비중도 증가 추세"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초고속인터넷과 집전화 등 유선 서비스와 방송의 결합상품은 2014년 712만건에서 2015년 6월 703만건으로 절대 규모가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가운데 이동전화 포함 결합상품 이용자 비중는 2013년 10.8%에서 2015년 6월 17.5%로 증가 추세다. 이 중 1위 사업자는 SK군으로 점유율 44.8%를 확보하고 있다. 향후 이동전화 지배력 전이로 인해 시장이 고착화 되면, 경쟁제한 가능성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대목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번 결과 발표는 현시점에서 공인된 최신의 자료"라며 "이 자료가 기준이 돼 공정위, 미래부, 방통위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 심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표한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 결과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 승인에 결정적 변수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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