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체감온도가 무려 영하 25도까지 떨어질 정도로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다. 이렇게 추운 겨울에는 낙상에 의한 고관절(엉덩이), 손목 골절의 빈도가 여름에 비해 현격히 증가한다. 겨울철 바깥나들이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낙상'이다. 특히 균형 감각이 떨어지고 뼈가 약한 노인들은 낙상사고 그 자체로 사망위험이 15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노인들은 추운 날씨로 인해 집안에 있는 시간이 길어져 쇠약해지고 이와 함께 햇볕을 받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비타민 D 부족 현상이 생기기 쉽다. 이런 시기에 균형 감각이 떨어지고 골밀도가 낮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큰 손상을 입을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빙판길에서 넘어지면 땅에 손을 짚어 손목 골절이 많이 생기며, 엉덩방아를 찧는 경우 고관절과 척추에 골절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우리 몸의 골반과 다리를 이어주는 고관절에 부상을 입으면 기본적인 움직임에 제약이 많아 삶의 질이 저하될 수 밖에 없다.
또 척추골절은 넘어질 때의 충격으로 척추가 압박을 받으면서 일어난다. 주로 허리통증을 호소하며 신경이 마비를 유발할 수도 있다. 회복을 위해서는 통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보조기 치료를 받아야 할 수 있으며 안정을 취해야 한다. 척추골절은 엑스레이 촬영을 하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에 허리 통증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넘어질 때 반사적으로 손을 짚으면서 흔히 손목 골절이 나타날 수 있다. 손목 골절은 변형을 유발하고 손목에 관절염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변형 없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넘어진 후 손목에 통증과 부종이 있으면 바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겨울철 낙상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안전하고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 노인은 빙판이 생기는 눈이 온 다음 날에는 되도록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할 경우에는 보호자를 동반하거나 지팡이 등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또한 내의, 목도리, 장갑 등을 착용해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 빙판길에 미끄럼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신발도 준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의외로 겨울철에는 가정에서의 낙상 사고도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에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간 접수된 65세 이상 고령자 안전사고 1만2195건을 분석한 결과 고령자들이 가장 많이 다치는 곳은 가정(7617건, 62.5%)이었으며 가장 많은 사고 유형은 넘어지거나 미끄러져 다친 낙상 사고(4829건, 39.6%)였다.
집안에서의 낙상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등을 밝게 하고 집안을 어지럽히지 않는 등의 집안 환경 변화가 필요하다. 특히 화장실은 낙상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장소다. 낙상사고는 예방이 최우선이지만 만약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초기 대응도 중요하다.
주택가 골목 곳곳이 빙판길로 변하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빙판 제거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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