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10가구 중 4가구가 맞벌이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시간절약형·취업·자녀양육 등에 관련된 서비스업 성장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0일 현대경제연구원의 '맞벌이 가구 현황과 소비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맞벌이 가구 비중은 지난 2006년 39.1%에서 2010년 41.4%, 2014년 41.7%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과 관계가 깊다.
실제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15~64세)은 2000년 52.0%에서 2005년 54.5%, 2010년 54.5%, 2014년 57.0%로 서서히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정부가 여성 경제활동 참가 유도로 앞으로 여성 고용률이 더욱 늘어난다면 맞벌이 가구 역시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맞벌이 부부가 늘고 있는 것은 정부가 저출산·고령화 영향으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결과”라며 “40대, 50대의 맞벌이 부부 비율이 높은 것은 자녀 교육비를 충당하기 위해 노동시장에 뛰어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맞벌이 활동은 가계 소득 측면에서 부를 증대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또 소비 측면에서는 부족해진 가사노동을 보완하는 소비를 늘리는 쪽으로 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여성의 취업 증가는 출퇴근 시 필요한 의복비, 교통비 등과 같은 지출을 늘리기도 한다.
조사에 따르면, 맞벌이 가구는 부족한 시간을 보충하기 위해 외식비, 편의식품비, 가사서비스, 의복 관련 서비스 등 시간절약형 지출이 많았다. 반면에 집에서 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가구 특성상 식료품비 지출 비중은 적었다.
또 맞벌이 가구는 취업(경제활동)과 관련된 지출인 교통비, 통신비, 의류비 등의 지출 비중이 높은 반면 여가 시간의 부족으로 오락·문화비의 지출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아울러 맞벌이 가구는 자녀양육과 관리를 위해 사교육비, 보육료 등의 지출이 많은 반면, 집에 머무는 시간이 적어 수도·광열 등에 관련된 소비는 적었다.
따라서 향후 맞벌이 가구의 증가로 시간절약형, 취업, 자녀양육 등에 관련된 서비스업의 성장이 예상되므로 이들 산업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천구 선임연구원은 "시장에서 공급하는 가사도우미(가정부), 육아도우미 등 가사노동자들이 종사하는 업종은 아직까지 생산성이 높지 않다"면서 "시간절약형, 자녀양육 관련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다양한 수요계층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산업 육성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맞벌이로 소득은 높지만 시간이 부족한 소비자들을 타켓으로 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온라인 사이트 및 모바일앱 등 온라인 마케팅이 적극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김 선임연구원은 "쇼핑과 외식,여가 등을 동시에 즐기는 원스톱 쇼핑, 주말에 아울렛, 창고형 할인점 등을 이용해 대량으로 구매하는 소비패턴, 퇴근 이후 시간을 활용하는 애프터쇼핑 등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원스톱 쇼핑, 대량구매 등 맞벌이 가구의 소비 패턴과 쇼핑 시간 활용에 관한 빅데이터 정보를 수집하고 정보관리, 분석 등을 통해 신규 사업 발굴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제공=현대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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