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금융권 최초로 모든 계열사 포인트를 하나로 묶어 현금처럼 쓸 수 있게 해주는 '하나멤버스'를 전격 출시하고 고객 유치전에 박차를 가했다.
하나금융그룹은 계좌이동제 시행을 보름 앞두고 그룹 내 6개 관계사의 금융거래 실적을 합산해 모든 금융거래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하나멤버스'를 출시했다고 13일 밝혔다.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생명, 하나캐피탈, 하나저축은행에 쌓인 포인트를 하나로 모아 쓸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덕분에 예금, 펀드, 보험 신규 또는 불입, 대출이자, 수수료 납부, 환전, 송금, 자동이체, 카드 결제 등에 이르는 모든 금융거래에 통합 포인트인 '하나Money(하나머니)'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가령 1하나머니는 현금 1원으로 취급돼, 대출이자나 보혐료 10만원을 납부할 경우 10만하나머니를 내면 된다. 하나머니는 OK캐쉬백, SSG Money(신세계 포인트) 등 제휴 포인트와 합산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금융지주내 계열 카드사와 연계해 은행에서 쓸수있도록 한 서비스는 있었지만, 하나멤버스처럼 전 계열사가 동원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현재 NH농협그룹지주는 농협 '금융·유통' 사업장 이용 시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올인원카드를, KB금융지주는 '은행·증권·보험' 을 아우르는 복합점포를 오픈하는 식으로 통합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하나금융 처럼 전 계열사가 참여하지는 않았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하나멤버십 런칭 시연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편 이날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KEB하나은행 본점 4층 강당에 직접 나와 "1000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고객이 원하는 멤버스 서비스를 만들려 했다"며 "그 결과 현금처럼 어디서든 쓸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아울러 김 회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되지 않았을 당시부터 다른 은행과의 경쟁을 극복하기 위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고민해왔다"며 상품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김 회장이 직접 자사의 상품 출시 행사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하나멤버스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뜻이다.
계좌이동제 시행을 보름 앞두고 타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고객기반을 확대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4대 은행의 활동 고객수는 국민은행이 1250만명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그 뒤를 신한(820만명), 우리(770만명), KEB하나은행(540만명)이 따르고 있다.
이런 상황과 관련해 김 회장은 "다른 은행과 경쟁하기 보다는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는 방식이 낫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국내외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 하나멤버스를 더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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