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날 마감된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입찰 사업계획서를 접수한 기업은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001740), 신세계그룹, 두산 등 총 4곳이다.
올 연말 특허가 만료되는 서울 시내면세점은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워커힐면세점(11월16일)과 롯데면세점 본점(소공점·12월22일), 월드타워점(잠실점·12월31일) 등 총 3곳이다.
관세청은 특허가 먼저 만료되는 곳부터 차례로 심사하기 때문에 각 사업자들은 복수지원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이번 면세점 사업권을 노리는 4개 기업 모두 2곳 이상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후속 사업자 자리의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4개 기업이 모두 신청서를 제출해 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롯데면세점 본점은 SK네트웍스를 제외한 3개 기업이 후속사업자 자리를 노렸으며, 워커힐면세점은 롯데를 제외한 3곳이 출사표를 던졌다.
◇'수성전' 나선 롯데·SK, 2곳씩 신청서 제출
기존 사업장을 지켜내야 하는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는 각각 2곳에 신청서를 냈다.
롯데면세점은 기존 사업장인 본점과 월드타워점 수성에 전념한다.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와 문근숙 노조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서울세관을 함께 방문해 사업계획서를 가장 먼저 제출했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신동빈 회장이 국정감사 당시 발언한 '서비스업의 삼성전자'를 키워드로 5년 내 세계 1위 면세점이 되겠다는 '비전 2020'을 발표하며 각오를 밝혔다. 이에 따라 단일 매장 기준 세계 1위의 면세점인 소공동 본점의 비전을 'The Best(최고 그 이상의 면세점)'로, 한국 관광의 랜드마크로 떠오르는 잠실 월드타워점의 비전을 'The Next(대한민국 면세사업의 새로운 미래)'로 제시했다.
무엇보다 1980년부터 오랜 기간동안 국내 면세산업을 이끌었던 공로를 어필해 재승인의 당위성을 강조할 방침이다.
이홍균 대표는 "35년 동안 쌓아온 브랜드 파워와 인프라, 노하우 등을 최대한 활용하고 강화시켜 우리나라 관광산업 발전과 경제활성화에 밑거름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 측은 관세청이 제시한 '채점기준'대로만 평가받는다면 재승인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서울 광장동 워커힐면세점을 운영 중인 SK네트웍스도 2곳에 신청서를 냈다. 기존 운영 중인 워커힐면세점 수성과 함께 지난 7월 낙방한 동대문 지역에 재도전에 나선다.
SK네트웍스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후속사업자로 동대문 케레스타 빌딩에 시내면세점을 추가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23년간의 사업 운영을 통해 연간 11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하는 '국내 유일의 도심 복합 리조트형 면세점'으로 자리매김한 기존 워커힐면세점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국가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와 지역상생을 위해 세계적인 관광명소로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대문 지역을 입지로 시내면세점을 한 곳 추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신규 특허 입찰경쟁 당시 입지로 삼았던 동대문 케레스타 빌딩을 다시 선정해 '재수'에 나선다.
특히 서울 도심에서는 유일하게 건물 지상층에 30대가 넘는 대형버스 주차장을 보유해 교통 정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킬 방침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동대문 케레스타는 주어진 기간 내에 사업을 개시할 수 있는 준비된 장소"라며 "SK의 역량을 결집해 패션·문화 도시인 동대문의 특성과 한류를 결합한 면세점을 구축하고 지역밀착형 상생 실천 모델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도전자' 신세계·두산, 동일 입지로 3곳 모두 도전
새롭게 서울 시내면세점 자리를 노리는 신세계와 두산은 올 연말 특허가 만료되는 시내면세점 3곳 중 특정 한 곳이 아닌 3곳 모두의 후속사업자 자리에 전부 신청서를 냈다. 모두 동일한 입지로 도전하는 것으로 어떻게든 한 곳의 면세점을 열기 위해 낙찰 가능성을 최대한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는 지난 7월 신규 시내면세점 도전을 위해 세운 면세점 법인 '신세계디에프'를 통해 3곳의 특허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후보지역으로는 신세계 본점 신관 5개층(연면적 1만8180㎡·약 5500평)을 활용키로 했다. 중소·중견기업, 전통시장과의 상생에 주력해 면세사업의 이익을 사회에 되돌리는 사업모델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직접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지난 6월 신규특허 신청과정에서 고배를 마신 뒤 부족했던 측면을 하나씩 점검하고 보완했다"며 "신세계 같은 새로운 사업자가 새로운 면세 콘텐츠를 만들어냄으로써 면세시장 경쟁을 촉진시켜 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 역시 이날 오전 조용만 부사장이 서울 시내면세점 3곳 모두에 대한 특허 신청 사업계획서를 서울세관에 접수했다. 서울 동대문 두타에 총 1만7000㎡(약 5140평) 규모로 도전하는 면세점의 이름은 '두타면세점'으로 정했다.
두산 관계자는 "지역상권과의 상생을 통해 중국인 관광객(유커)을 집중 유치해 2년 후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관세청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을 구성해 사업계획서를 검토하고 오는 11월 중에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최종 시내면세점 운영 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연말 특허기간이 만료되는 서울 시내면세점 후속사업자 선정을 두고 재계 오너들의 자존심을 건 '면세점 2라운드'가 열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롯데면세점(왼쪽 첫번째)과 최태원 SK 회장의 SK네트웍스(왼쪽 두번째)는 현재 운영 중인 면세점 재승인을 위한 수성전을, 정용진 부회장의 신세계(왼쪽 세번째)와 박용만 회장의 두산(왼쪽 네번째)은 새로운 도전자로 나섰다. (사진=각 사)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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