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후중기자] 국내 업체들이 중동의 초대형 플랜트 공사를 연달아 수주하며 '제2차 중동 건설붐'을 연상케 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최근 북아프리카 알제리의 국영 석유회사 소나트랙(Sonatrach)으로부터 단일 플랜트로는 국내 업계 최대규모인 26억달러 규모의 정유시설 현대화 프로젝트를 수주해 공식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대림산업과 SK건설, 삼성엔지니어링이 총 6개 공구 중 4개 공구를 수주해 이번주 계약이 공식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주베일 프로젝트 입찰결과에 이어 아프리카 시장에 교두보를 마련한 큰 성과다.
유가하락과 경기침체가 겹치며 주춤했던 중동과 아프리카의 플랜트 투자가 유가상승과 함께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이 대형화된 프로젝트들을 연이어 수주하면서 플랜트산업이 한국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플랜트산업은 5천억달러로 추산되는 석유산업 플랜트에다 발전, 정수플랜트 등을 합하면 8천억달러 규모로 전세계 기준 1천억달러 수준의 수주시장인 조선업과 비교하면 엄청난 먹을거리 시장이다.
무엇보다 우리 업체의 경쟁력이 상당부문에서 최상위에 도달해 있다는 것은 플랜트산업이 가장 현실적으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같은 경쟁력은 최근의 수주로 증명되고 있다.
과거 중동 건설 수주과정에서 벌였던 저가 입찰 경쟁에 대한 우려도 상당히 씻어냈다.
무조건 수주를 위한 마구잡이식 저가 입찰은 IMF 이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5% 내외의 영업이익을 기대하는 일본 기업들에 비해 삼성엔지니어링의 이번 수주는 6~6.5%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경향은 기본 비용을 발주처와 함께 설정한 후 이익을 더해 입찰을 하고 있으며, 국내 주요 업체들이 시공 경험과 함께 각종 플랜트 운영 노하우도 겸비해 후발 업체들의 추격을 상당히 따돌리고, 유럽과 미국의 선진 업체들을 많은 부문에서 따라잡은 상태다. 이른바 역샌드위치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전체 플랜트 시장을 노리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석유관련 플랜트만 해도 정유와 석유화학 부문 등 이른바 하류부문에서는 충분한 경험과 기술을 축적했지만 탐사, 시추 등 상류부문의 플랜트는 쉘을 비롯한 선진국의 거대 기업들이 독식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우리기업들이 플랜트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현재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부가가치가 더 높은 상류부문의 석유플랜트산업으로의 진출을 꾸준히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뉴스토마토 안후중 기자 hu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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