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가 수차례 내놓은 부동산대책들 가운데 주택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대책은 '청약제도 개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제도 개편으로 1순위자들이 대거 증가하면서 새아파트로 수요가 몰려 시장이 급속히 회복 됐다는 것이다.
14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7월말 기준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총 1667만6603명으로 청약제도 개편 이전인 지난 1월말 1527만919명과 비교해 140만5684명, 9.2%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청약 1순위 자격을 갖춘 가입자는 527만8515명에서 837만860명으로 59%나 급증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9·1대책을 통해 대규모 신규 택지지구 지정이 중단되고, 청약제도 개편으로 올해부터 1순위 청약자가 크게 늘면서 분양시장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정부가 그동안 발표한 수차례의 부동산 관련 대책들 가운데 시장 활성화에 가장 큰 성과를 거둔 대책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청약제도 개편 이후 청약통장 가입자수가 크게 늘고, 특히 1순위 요건을 갖춘 수요자들이 증가하면서 분양시장에 진입하는 청약자들도 크게 늘었다. 부동산114 조사결과 청약제도 개편 이전인 지난 1월 11만6143명에 불과했던 청약자 수는 지난 달 여름철 비수기에도 20만185명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지난 6월과 7월에는 1순위 청약자만 각각 41만6000명과 67만5000명이 넘게 청약에 나섰다.
청약자들이 늘면서 신규 분양 아파트 가격 역시 소폭 올랐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7월말 기준 전국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864만원으로 지난 1월(860만원)과 비교해 0.5% 상승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교수는 "정부가 기존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해 많은 대책을 내놓았음에도 주택 소유자들이나 재건축 등에 집중되면서 효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청약제도 개편은 실수요자들을 주택시장에 진입하게 한 대책이었다"며 "저금리 기조와 전셋값 상승까지 맞물리면서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서게 하는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향후 분양시장에 지속적으로 수요가 유입되기에는 한계가 있어 지역에 따른 분양시장 차별화는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양지영 팀장은 "그동안 공급물량이 집중된 대구나 수도권 일부 지역들은 분양호황이 계속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지적으로 수요가 있는 지역들을 중심으로 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그렇지 않은 지역들은 당분간 약세가 계속되면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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