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세대, 실수요인가 투자수요인가
분양시장 주수요층 급부상…단기 시세차익 노린 투자 증가
2015-07-29 14:55:18 2015-07-29 14:55:18
최근 분양시장에서 3040세대가 주 수요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세난 때문에 내 집 마련으로 돌아선 수요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지만 일각에서는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수요도 상당수 포함 됐다고 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위례 우남역 푸르지오'는 계약자 가운데 30대가 24.5%, 40대가 38.2%로 전체의 62.7%에 달했다. 과거 분양시장 주수요층으로 일컬어지던 50대는 22.6%에 머물렀고 60대 이상 7.9%, 20대 6.8% 등의 순이었다.
 
분양 초기 대규모 미분양으로 고전했다 올해 초 완판된 김포 '한강센트럴자이 1차' 역시 계약자 가운데 3040세대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30대가 40%에 달했고, 40대도 29%를 차지했다. 또 화성시 봉담읍에 들어서는 '봉담 센트럴 푸르지오'도 30대 43%, 40대 30% 등 3040세대 비중이 70%를 넘었다.
 
지방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달 364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던 부산 '해운대 자이2차'의 당첨자 연령대별 분포를 살펴보면 40대가 38.4%로 가장 높았고, 30대 28%, 50대 26.9%, 20대 6.5% 등의 순이었다. 완판을 앞두고 막바지 분양이 진행되고 있는 충주첨단산업단지 '충주 코아루 퍼스트' 역시 40대의 계약비율이 39%로 가장 높았고, 뒤를 이어 30대 25%, 50대 22% 등 순이었다.
 
◇상반기 수도권 분양시장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던 '위레 우남역 푸르지오'의 계약자 중 3040세대 비중은 62.7%에 달했다.
 
이처럼 3040세대가 분양시장의 주 수요층으로 떠오른 것은 계속되는 전셋값 상승세와 저금리 기조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세입자들이 월세로 전환해 매달 꼬박꼬박 집세를 내느니 차라리 집을 사고 대출이자를 내더라도 맘 편하게 살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여기에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이 다소 낮아지고, 청약제도 개편에 따라 1순위 자격을 갖춘 사람이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기 시세차익을 얻기 위한 투자수요도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 있다. 소득이 뒤따르지 않아 구입에는 부담이 있는 젊은 수요자들이 청약통장을 묵혀두기 아까워 분양권 전매를 통한 단기 수익을 얻고자 분양시장에 접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분양시장에 진입하는 수요자들 가운데 향후 2~3년 내 아파트 구입 의사가 없지만 1순위 자격이 된 청약통장을 이용해 투자목적으로 청약을 넣는 경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경기 일산에 거주하는 직장인 정모(42세)씨는 29일 고양 원흥지구 한 단지에 시세차익을 노리고 청약을 넣었다.
 
그는 "올해 초 전세 재계약을 해 앞으로 2년은 이사할 계획이 없지만 청약 통장은 1순위 자격을 갖춘 상황"이라며 "요즘 분양시장 분위기가 워낙 좋아 대부분 지역에서 청약과 동시에 웃돈이 수천만원 붙는 것을 보고 청약을 접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서울의 중견기업에서 다니는 김모(36세)씨는 올들어 마곡지구와 위례신도시, 강남 재건축 등 여러 곳에 청약을 접수했다. 아직 당첨은 되지 않았지만 김씨는 앞으로도 인기지역에 꾸준히 청약을 접수할 예정이다.
 
김씨는 "목돈을 모으는데 5년 이상이 걸릴 것 같아 내 집 마련은 아직 계획이 없는 상황"이라며 "청약통장이 1순위 요건을 갖추고 있고, 주변에서 청약이 당첨돼 3000~5000만원 정도 이득을 남기고 전매하는 경우를 많이 접해 투자목적으로 꾸준히 인기지역들을 중심으로 청약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전셋값이 너무 많이 올라 젊은층의 수요자들이 아예 집을 사는 경우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소득이 뒷받침 되지 않아 내 집을 마련하는 것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1000만원 정액제로 계약금을 받는 단지가 늘어나는 등 초기 청약 진행에 부담이 낮아지면서 상담을 받는 30~40대 수요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프리미엄을 기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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