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 씨메스 대표가 23일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드림벤처스타의 데모 데이에서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오른쪽 네번째)과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오른쪽 세번째) 임종태 대전센터장(오른쪽 두번째)에게 '산업용 3D 스캐너'를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마케팅을 가장 잘 하는 곳은 대기업입니다. 노하우가 풍부한 SK그룹의 지원으로 세계 시장에서 활발한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23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 나노종합기술원에 위치한 SK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졸업생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이경수 테그웨이 대표는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이 같이 말했다.
테크웨이는 체온에서 나온 열을 전기로 전환하는 열전소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start up·설립 역사가 짧은 신생 기업)이다. 지난 2월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상을 바꿀 10대 기술'의 그랑프리,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날 스타트업의 성과를 최종 발표하는 '데모 데이 (Demo Day)' 행사장은 축제 분위기였다.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드림벤처스타'의 1기 졸업생을 배출했기 때문이다. 드림벤처스타 사업은 유망 벤처기업을 선정해 ▲사업모델 검토 ▲경영컨설팅과 자금 지원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1기 졸업생은 테크웨이를 비롯해 씨메스, 비디오팩토리, 알티스트 등 총 10개 벤처기업이다. SK 대전센터는 지난해 10월 출범과 함께 공모전을 통해 지원 대상 기업을 선발하고, 기술 멘토링과 사업화 등 창업을 지원해왔다.
SK그룹은 각 계열사를 총동원, 스타트업에 대한 전방위적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그룹이 가진 역량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멘토 지원과 마케팅 판로 제공에 나섰다. 또 동반성장 펀드 150억원과 SK-KNET 청년창업투자 펀드 300억원 등 총 450억원의 투자금을 조성, 재정 지원의 기반을 마련했다. 주력 계열사의 부진과 총수 부재가 장기화한 상황에서도 스타트업의 버팀목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전센터는 최태원 회장의 상생철학이 깃든 곳"이라며 "이미 많은 결실을 내고 있지만 회장이 계시다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소한 지 열 달 남짓이지만,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센터 출범 초기 1기 졸업생의 총 매출은 3억2000만원에 불과했지만, 현재 18억1000만원으로 5.6배 증가했다. 이들 기업이 유치한 투자금은 총 32억8000만원이다. 이 가운데 이산화탄소 센싱 기술을 보유한 엑센은 창업투자회사, 정부 등에서 총 1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테크웨이는 데모 데이 당일 한국과학기술지주와 10억원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기술력과 상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것이다.
SK그룹과 대전센터는 1기 스타트업이 졸업한 후에도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씨엔테크와 동산담보물 관리 솔루션을 공동으로 상품화할 예정이다. 또 엑센이 개발한 이산화탄소 센싱 기술을 휴대폰 미세먼지 측정기인 '에어큐브'에 적용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SK하이닉스는 씨메스가 개발한 '산업용 3D 스캐너'를 반도체 생산 공정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장동현 SK창조경제혁신추진단장(SK텔레콤 사장)은 "창조경제 활성화를 통해 투자와 고용 등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해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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