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 아파트 입주량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으로 급감한다. 계약 만료 전세수요, 신혼부부 등 기존 이사수요에 강남발 재건축·재개발 이주수요까지 가세하며 역대 최악의 전세대란이 우려된다. 집주인의 월세선호는 전셋집 선점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10월 서울 아파트 입주량은 3919가구다. 지난해 같은 기간 9398가구와 비교, 58.2%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8월에는 종로구 무악동 인왕산2차 아이파크 108가구 뿐이며, 9월에도 강남구 대치동 청실래미안 162가구와 창신동 도시형생활주택 35가구 만이 입주한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월세형 주택으로 전세난 해소의 전력 외로 구분된다. 10월 들어서야 마포구 공덕파크자이 159가구,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 가재울 4구역 2300가구, 세곡2지구 등 3614가구가 입주, 겨우 숨통을 터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대치동 H중개업소 관계자는 "계약 만기가 임박했다며 휴가를 포기하고 전세를 찾기위해 사무실로 나오는 분들도 계실 정도"라며 "하지만 물건이 없거나 비싸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연락을 부탁한다며 대기원에 이름을 남겨놓고 가지만 물건이 잘 나오질 않아 미안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해 내내 입주량이 감소해 전셋난을 심화시키고 있다.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 입주량은 9032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9362가구 대비 53.3% 줄었다. 전셋값은 3.5% 상승, 지난해 2.5%보다 오름세가 확대됐다.
가격 상승 누적을 감안하면 체감상승률은 더욱 크다. KB국민은행 집계 결과 지난해 1월 말 기준 2억9675만원이었던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올 6월 말 기준 3억4649만원으로 뛰었다.
9월~11월은 전통적인 가을 이사철이다. 더욱이 올 하반기에는 개포주공3단지 1160가구, 개포시영 1970가구, 풍남우성 545가구, 송파 거여 2-1,2 3547가구 등 1만여 가구가 재건축·재개발 이주를 대기하고 있다. 금리인하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까지 늘며 전셋집 만성부족을 심화시키고 있다. 지난달 강남3구의 월세계약은 3605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0.4%나 증가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서울은 만성적인 전셋집 부족으로 전세를 구하는 시점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면서 "매매전환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월세화에 전세물건이 줄어 전세난은 상당기간 유지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은 2013년 8월 첫 주 이후 149주 연속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강동 재건축 이주 폭탄을 직격으로 받은 경기도 하남시는 올들어 아파트 전셋값이 8.44% 상승, 전국 시·군·구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가을이사수요, 신혼부부, 재건축 이주수요 등 전세수요는 넘치는 가운데 8~10월 서울 아파트 입주량이 반토막 나며 전세대란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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