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대표적인 대형주 펀드인 삼성그룹주 펀드가 연초 이후 코스피 상승률 수준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그룹주 펀드의 중심인 삼성전자가 1분기 시장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펀드를 그대로 들고갈 지 투자자들의 고심도 깊어진 시기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일 기준 설정액이 10억원 이상인 국내 33개 삼성그룹주 펀드(모펀드 제외)는 연초이후 평균 5.6%의 수익을 기록중이다. 같은기간 코스피는 7.5% 상승했다.
◇설정액 10억원 이상 삼성그룹주펀드 수익률 상위(자료=에프앤가이드(FnSpectrum)
개별펀드 중에서 특히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수익률 선방이 눈에 띈다.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동일가중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은 연초이후 8.4%로 가장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이어 한국투자퇴직연금삼성그룹증권자투자신탁 1(주식)(C-J),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C-I),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C-F)이 같은기간 7% 이상의 수익을 달성했다.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삼성그룹주 펀드에서는 최근 한달 사이 1198억원이 유출됐고, 연초이후 기준으로는 557억원 설정액이 줄었다. 연초 이후 수익은 플러스지만 1년 기준으로는 여전히 손실권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실적 개선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잇따르는 등 그룹주 펀드가 경쟁력을 회복하는 시기라는 데 주목하자는 조언이 나온다.
관련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김효찬 한국투자신탁운용 매니저는 "지난 1~2년 사이 성장 정체로 인한 경쟁력 감소를 우려가 지나치게 반영됐는데,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이를 만회해가는 시기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전체적으로 개선되는 국면인데다 섹터별로도 IT, 건설이 빠른 턴어라운드를 맞았다는 점에서 올해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실적 모멘텀이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삼성전자가 지난 7일 1분기 영업이익(잠정) 5조9000억원을 달성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돈 실적을 내놓자 대신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이 목표주가를 올려 제시했다.
실적과 관련, 김태영 노무라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노무라 전망치(5조7200억원)를 넘어섰다"며 "매출의 경우 소비자 가전에서 예상보다 성과가 저조했다"고 평가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 매출은 부진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두번째 서프라이즈 수준"이라고 했다.
리스크에 민감한 유럽계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면서 수급 환경이 국내증시에 유리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중소형 보다는 대형주 펀드의 흐름이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리스크에 민감한 유럽계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면서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를 늘리게 된다면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의 비중을 먼저 늘릴 것"이라며 대형주 펀드의 상대적 강세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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