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의 부동산퍼즐)분양가 올려도 완판..부동산은 심리였다
2015-03-25 16:43:56 2015-03-25 16:43:56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가격을 더 내리지 않으면 팔리지 않을 것만 같던 아파트가 가격을 올렸는데도 오히려 날개 돋힌듯 팔리고 있습니다. 매각하기 위해 부동산에 내놓은지 몇 년째 찾아오는 이 없던 아파트에는 연이어 매수의향자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반짝 상승 외 큰 그림에서 움직임이 없던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지난해 회복기미를 보이더니 올해 홀린듯 상승일로로 치닫고 있습니다.
 
사자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너도나도 청약통장을 던지고 있습니다. 알짜 분양단지에 수백대 1의 최고경쟁률은 이제 기본입니다.
 
최근 동탄2신도시에 분양한 한 아파트 단지는 청약대기자들로부터 볼멘 소리를 들었습니다. 동탄2신도시에서 4번이나 재미를 본 건설사가 마지막으로 분양을 하는 단지 분양가를 올렸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들은 "동탄2신도시에서 재미를 본 이 건설사가 마지막 분양단지의 가격을 올리고 먹튀를 하려하네요. 매매 프리미엄을 분양가에 붙여놨어요"고 쏘아붙이는 분들도 계실 정도였는데요.
 
900~1100만원 대에 공급됐던 동탄2신도시의 분양가보다 높은 1200만원에 분양가를 책정했는데요. 동탄2신도시 내 최고 분양가입니다.
 
이 건설사는 두 개 단지에 대해 하루 사이 잇달아 청약을 실시했는데요. 786가구 모집에 4만6635건이나 접수됐습니다. 작은 규모의 견본주택에는 개관 첫 주말 3만7000여명이 몰리며 움직이기 조차 어려울 정도였죠. 최고 경쟁률은 487대 1을 기록했습니다.
 
강남과의 양호한 접근성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하남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2년전 3.3㎡당 1270만원 선에 공급했던 분양가는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호전된 지난해 1325만원으로 뛰었습니다. 현장에서는 다음주 분양할 아파트는 최소 1350만원에 분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더군요.
 
2013년 분양한 단지가 미분양으로 청약일정을 끝낸 반면 지난해 분양한 단지는 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6대1로 1순위 마감됐습니다. 아마도 다음주 분양될 단지도 더 높은 가격에 나오겠지만 경쟁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사진=뉴스토마토DB)
 
분양시장 만큼은 아니지만 일반 아파트 매매시장에서도 매수자들의 거센 바람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매도 타이밍을 놓친 건 아닐까 불안해했던 한 주택소유주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 집은 재산 정리를 위해 2012년부터 부동산에 내놨지만 찾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중개업소에 가보면 조금 더 내려보자는 말만 들어왔죠. 더 내릴까도 했지만 본전생각에 차마 그렇게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지난해 몇몇 매수의향자가 찾아왔습니다. 없던 이의 방문에 놀라 망설이던 사이, 이들은 다른 집을 찾아 떠났습니다.
 
또다시 찾는 이없이 겨울 보내며 다시는 아무도 찾지 않을까 걱정이 쌓여갔죠. 하지만 봄이 되자 이는 기우였습니다. 2~3일에 한번씩 중개업소로부터 전화를 받고 있습니다. "좋은 매수자가 나타났는데 파시죠"라는 연락.
 
지금은 주판알을 튕기며 매도타이밍을 재고 있습니다. 매수자는 또 나타날 것이라는 확신과 조금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쌓인채 말이죠.
 
올들어 서울 주택거래량은 2006년 집계 이후 최고량을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매월 역대 해당월 최고 거래량을 경신하고 있죠.
 
건설사와 집주인같이 집을 팔기 위해 부단히도 애쓰던 사람들의 얼굴이 요즘 아주 좋습니다. 그렇게 팔고 싶어서 애를 써도 안팔리던 집이 요즘은 가만히 있어도 팔릴 기세입니다.
 
2008년 이후 정부는 각종 부동산규제를 풀며 시장을 부양하려 해왔지만 큰 효과가 없었죠. 건설사도 나름 분양가를 낮추며 계약률을 높이려 했습니다. 이마저도 안돼 2년만 먼저 살아보고 계약을 결정하시라는 건설사도 있었죠. 주택 소유자는 눈물을 머뭄고 집을 팔 수 밖에 없었죠. 그래도 시장은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변화는 한순간이었습니다. 분양시장의 경우에는 과열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맞춰질 듯 맞춰지지 않던 부동산시장의 마지막 퍼즐 조각은 매수자들의 심리였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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