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국내 30대그룹이 지난 5년 간 인수합병(M&A)한 기업은 203곳, 인수대금은 29조원으로 집계됐다. M&A에 가장 활발히 나선 곳은 36개 기업을 인수한 CJ그룹이었고, 인수금액은 현대건설을 인수한 현대차그룹이 5조2000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각종 비리 혐의로 최근 검찰의 고강도 사정에 직면한 포스코는 4조1600억원을 들여 9곳을 인수했으며, 정준양 전 회장 재임 당시 고가 인수 논란이 일고 있는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을 인수하는 데만 1600억원을 썼다.
25일 CEO스코어가 지난 2010년부터 올해 2월까지 5년 동안 30대 그룹의 인수합병 현황을 조사한 결과, 계약체결 기준 M&A 건수는 203건이었고 인수금액은 29조1900억원으로 집계됐다.
10대 그룹이 전체 M&A 건수의 44%, 인수금액으로는 78%의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5년 간 가장 많은 기업을 인수한 곳은 CJ였다. CJ는 2010년 케이블TV 온미디어와 2012년 대한통운 등 36개 기업을 인수했다. 방송서비스 사업을 비롯해 물류, 소프트웨어, 제조업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을 사들였다.
롯데는 16개 기업을 인수해 2위에 올랐고, SK와 LG는 나란히 15개 기업을 계열사로 편입해 공동 3위에 올랐다. 이어 삼성(14곳), KT(11곳), 신세계(10곳) 등이 10개 이상의 기업을 인수하며 막강한 자본의 힘을 보였다.
금액상으로는 현대차그룹이 압도적 1위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5년 간 단 두 곳 인수에만 5조2000억원을 지불했다. 2011년 3월 인수한 현대건설이 4조96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2012년 3월에는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을 2400억원에 사들였다.
포스코는 4조1600억원으로 금액 기준 2위에 올랐다. 인수·합병 기업은 모두 9곳으로, 2010년 10월 인수한 대우인터내셔널이 3조3800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다. 지난해 9월 인수한 포스파워가 4840억원이었고, 부실기업이었던 성진지오텍도 1600억원에 사들였다.
SK와 롯데는 각각 3조8300억원(15곳)과 3조3500억원(16곳)으로 금액 기준 3, 4위를 차지했다.
SK는 덩치가 큰 하이닉스(3조3700억원) 인수로 상위에 랭크됐고, 롯데는 하이마트(1조2500억원), 현대로지스틱스(6000억원), 롯데스퀘어(5200억원) 등 인수기업의 절반 가량인 7곳의 인수대금이 1000억원 이상이었다.
현대중공업이 3조900억원(5곳)으로 5위, M&A 건수가 가장 많았던 CJ는 2조8100억원으로 6위를 차지했다. 이어 신세계(1조8400억원, 10곳), 삼성(9900억원, 14곳), LG(8750억원, 15곳), GS(7540억원, 9곳) 등이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30대그룹 중 두산과 에쓰오일은 지난 5년 간 인수합병 기업이 전무했고, 영풍은 M&A 이력은 있지만 보고서에 인수금액을 공시하지 않아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또 KT렌탈과 삼성테크윈은 현재 M&A 논의가 진행 중인 단계여서 인수 그룹으로 거론되는 롯데와 한화의 인수합병 실적에 반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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