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보젠, 근화제약·드림파마 인력 감축..반발 거세
희망퇴직 실시.."사실상 권고사직" 불안감 조성
2015-03-12 11:10:45 2015-03-12 11:10:45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미국계 다국적 제약사 알보젠이 계열사인 근화제약(002250)과 드림파마의 인력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근화제약과 드림파마 내부에는 반발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알보젠은 11일 근화제약과 드림파마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프로그램(ERP)을 가동했다. 퇴직 희망자에겐 근속연수, 연령, 평균 급여 등을 감안해 특별퇴직금이 지불된다. 
 
업계에선 ERP라는 명분으로 근화제약과 드림파마의 업무 중복되는 직원들을 해고하는 수순이 아니냐고 보고 있다. 
 
◇알보젠, 드림파마, 근화제약 CI.(사진제공=각사)
알보젠은 2012년에 근화제약, 2014년에 한화 계열사인 드림파마를 연이어 인수한 바 있다. 알보젠의 한국 지부가 된 근화제약과 드림파마는 오는 7월까지 통폐합될 예정이다. 드림파마가 근화제약에 전면 흡수되는 방식이다.
 
알보젠은 양 조직의 영업부를 먼저 합친 뒤, 드림파마 직원들을 근화제약의 본사가 있는 여의도 IFC빌딩으로 전부 이동시킬 계획이다. 직원 수는 근화제약이 250여명이고, 드림파마가 300여명이다. 알보젠 한국 지부 직원들은 550여명이 되는 셈이다.
 
그런데 결합을 앞두고 지난달부터 근화제약과 드림파마 내부에 인력 구조조정 소문이 돌아 직원들 사이에 불안감이 조성됐다. 소문은 양 조직 간에 마찰을 빚기도 했다. 급기야 11일에는 알보젠이 희망퇴직프로그램을 내용으로 하는 메일을 전직원에게 발송하자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다.
 
특히 드림파마 직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알보젠이 한화와 인수계약을 체결 시에 100% 고용승계 약속을 깼다는 이유다.
 
드림파마 관계자는 "알보젠은 고용보장을 약속했다"며 "근화제약과 합쳐지기도 전에 ERP를 돌리는 것은 명백한 계약 파기"라고 말했다.
 
ERP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합의하는 형태를 보인다. 하지만 사실상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이라는 시각이 제기된다.  
 
모 제약사 노조 위원장은 "ERP는 말이 희망퇴직이지 권고사직에 가깝다"며 "회사가 정해놓은 목표 감축 인원보다 대상자가 적으면 근무년수가 높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개별면담해 안 나갈 수 없게 몰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노조가 강하게 반대하면 감축 인원이 줄거나 ERP가 무산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ERP의 칼바람은 근화제약도 피해가지 못했다. 근화제약 직원들도 11일 ERP 메일을 받자 냉랭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지난해 말에 이미 ERP를 한차례 단행해 30여명의 직원들이 퇴사한 바 있기 때문이다. 연이은 ERP로 고용보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우수한 드림파마 인력에 자리를 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도 나온다.
 
여기에 근화제약 공주공장 매각설도 한몫했다. 알보젠이 드림파마 공장을 남기고 근화제약 공주공장을 매각한다는 내용이다. 공주공장 100여명 직원의 고용승계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논란이 가중됐다.
 
이에 대해 근화제약 노조 관계자는 "ERP를 진행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외의 내용은 내부적인 사안이라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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