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국내 맥주 시장에서 지난 2011년부터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오비맥주가 최근 경쟁사의 공세에 고전하고 있다.
새로운 경영을 위해 지난해 말 AB인베브로부터 외국인 사장을 영입한 가운데 오히려 영업력이 약화될 것이란 의견이 단지 우려에만 그치지 않아 보인다.
29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매출 중 카스는 32.3%의 점유율로 여전히 1위를 유지했지만, 2013년과 비교해 5.1%p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카스를 포함한 전체 오비맥주 점유율은 2013년 44.0%에서 7.4%p 감소한 36.6%로 확인됐다.
지난해
하이트진로(000080)의 하이트는 2013년보다 0.2%p 감소한 15.4%의 매출 점유율을 기록했고, 그해 6월 롯데주류가 출시한 클라우드는 8.0%를 차지했다.
앞서 지난 20일 마케팅인사이트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음용률로 추정한 지난해 오비맥주의 점유율은 37.1%로 전년보다 7.1%p 줄었다.
같은 기간 하이트진로는 28.3%를 차지해 전년과 비교해 1.9%p 감소했지만, 오비맥주와의 점유율 격차를 한 자릿수로 줄였다.
클라우드는 6.0%의 점유율을 차지했고, 수입 맥주는 전년보다 3%p 상승한 25.6%를 기록하면서 최근의 인기를 입증했다.
이번 조사 결과로 클라우드의 진입과 수입 맥주 약진의 영향은 하이트진로보다 오비맥주에 더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국산 맥주 비중을 조사한 결과를 보더라도 오비맥주는 5월까지 60%가 넘는 점유율을 보였지만, 클라우드가 출시된 6월부터 올해 초까지 50% 후반대에 머물렀다.
특히 지난해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카스 제품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소문도 오비맥주에 악재로 작용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에 대해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산화취로 결론 내렸지만, 소비자의 의문은 명확히 해결되지 않았다.
올해 들어서는 행정기관이 하천수 사용료를 징수하지 않은 것을 두고 무단으로 남한강 물을 사용했다는 의심까지 받으면서 곤욕을 치렀다.
오비맥주는 국내외 맥주 브랜드에 대응하고 글로벌 시너지를 위해 지난해 11월 프레데리코 프레이레(Frederico Freire) AB인베브 부사장을 새 사장으로 임명했다.
당시 장인수 사장은 부회장 임명과 함께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신임 사장이 그동안 쌓아온 영업 성과 이상을 도출해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따랐다.
프레이레 사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진 개편이 최근 들어서야 마무리된 만큼 본격적인 경영 성과를 나타내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한 하이트진로와 삼강 구도를 형성하려 하는 롯데주류의 공략은 점차 거세질 전망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름대로 상징 제품에 다름없는 하이트를 지난해 대대적으로 리뉴얼한 것에 이어 배우 현빈을 모델로 재계약하는 등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와 함께 올 몰트 맥주인 맥스로는 생맥주 시장에 주력하고, d는 지속해서 대학가 등 젊은 층 고객에 홍보할 방침이다.
롯데주류는 클라우드 생산 확대를 위해 그동안 논의 중이던 공장 증설을 구체적으로 확정 지었다.
지난 27일
롯데칠성(005300)은 이사회를 열고 오는 3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충주메가폴리스 내 총 5890억원을 들여 맥주 2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가 AB인베브로 재인수되면서 이전처럼 점유율을 내주고,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이끌어 갈 가능성이 있다"며 "하이트진로로서는 지금이 오비맥주를 공략할 적기지만, 그동안 굳혀온 점유율을 단기간에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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