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빌라 전세 '금값'..신도시 아파트 살 정도
다세대주택 전셋값 2년 전比 8% 이상 '껑충'
2014-12-26 13:51:30 2014-12-26 13:51:30
[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서울 다세대주택 전셋값이 급등하며 또 다른 전세난 조짐이 보이고 있다.
 
아파트 전세 난민의 대체 주거지로 떠오르며 수요가 몰리자, 서울에서 방 2개 이상 다세대주택에 살 전세금이면 인근 신도시 새 아파트를 살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렀다.
 
26일 KB부동산알리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연립·다세대주택의 전셋값은 2년 전에 비해 8.68% 오르며 전국 평균 상승률인 6.57%를 크게 웃돌았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방 3개짜리 다세대주택은 지난주 2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인근에 위치한 또 다른 쓰리룸 빌라 역시 2억5000만원, 면적이 보다 좁은 빌라도 2억1000만원에 각각 새로운 전세 세입자를 들였다. 심지어 신축 빌라도 아니었다.
 
합정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합정동 빌라는 물건이 워낙 없기도 하지만 그나마 있는 매물 중에서도 보증금 2억원 안팎의 물건들은 모두 계약이 됐다"며 "합정역 가까운 곳은 지가가 높아서 신축 빌라나 원룸이 들어서기 힘든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세대주택이 밀집한 광진구 구의동 일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방3개 짜리 빌라는 전세 2억1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 투룸 빌라도 최고 2억원까지 전세 시세가 형성됐다.
 
구의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구의동은 학군이 우수해서 자녀가 있는 손님들이 학교 인근 전세를 많이 찾지만 물건이 없고 신축 빌라도 별로 없어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같은 기간 0.36% 내리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다보니 서울 다세대주택에 전세로 들어갈 돈이면 인근 신도시 아파트를 매매할 수도 있을 정도다.
 
실제로 면적대가 비슷한 서울 다세대주택 전셋값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을 비교한 결과, 가격 수준이 비슷하거나 심지어 다세대주택 전셋값이 더 높은 곳도 적지 않았다.
 
◇ 서울 다세대주택 전세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분양가) 비교 (자료=각 중개업소)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전세난이 연립이나 다세대주택까지 확산되면서 이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부동산 3법이 합의 수순에 들어가 연내 처리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매매시장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신호를 주며 기형적인 전세 수요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서울 아파트에서 시작된 전세난이 연립이나 다세대주택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부동산3법이 연내 통과될 수 있게끔 합의가 됐다는 점이 당장 파급력을 갖지는 못하더라도 부동산 규제 완화 기조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전세난 해소와 매매시장 분위기 반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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