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올해 국내 기업들의 실적부진이 중소기업들의 B2B(기업간 거래) 납품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국내기업에 대한 납품실적은 크게 줄었고, 그나마 경쟁력이 있는 기업들도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납품실적을 올렸다.
중소납품업체들은 내년에도 해외공략보다는 국내기업에 대한 납품에 주력할 전망이어서 내년 역시 불경기와 납품부진은 연동될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B2B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중소기업의 납품거래실태와 전망'을 조사한 결과 국내기업에 대한 납품실적은 지난해와 비슷(42.1%)하거나 감소(40.1%)했다는 응답이 82.2%로 절대 다수로 나타났다.
(자료=대한상공회의소)
반면 해외기업에 대한 납품실적은 지난해와 비슷하다는 기업이 53.5%로 과반을 차지했고, 지난해보다 증가했다는 기업도 29.8%로 높있다.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증가했다는 기업이 83.3%로 우위를 나타냈다. 그러나 해외 납품실적이 있는 기업은 조사 대상의 3분의 1도 안되는 84개사에 불과했다.
중소납품업체들의 국내납품실적이 감소한 이유로는 '발주기업의 업황 및 사업부진 등으로 인한 구맴 감소'(83.5%)가 가장 많이 꼽혔다. 대기업들의 업황부진이 국내 중소기업들의 남품실적 저조로 연결된 것이다.
이밖에 자사제품의 경쟁력 약화로 인한 발주기업 감소(11.3%), 발주기업의 거래처 변경(4.3%) 등도 납품실적이 떨어진 원인으로 지목됐다.
중소납품업체들은 이런 상황에 대한 대책도 전무한 상황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거래실적 부진에 대한 대책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책이 없다'는 응답이 78.3%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대책이 있다'는 응답은 21.7%에 불과했다.
해외납품실적이 향상됐음에도 해외보다는 국내시장에 집착하는 모습도 보였다.
중소납품업체들은 향후 중점을 둘 거래처로 국내 중소중견기업(56.7%)을 최우선으로 꼽았고, 국내 대기업(17.7%)가 뒤를 이었다. 해외 중소기업(4.3%)이나 해외 대기업(4%)을 공략하겠다는 응답은 적었다.
최성호 경기대 교수는 "국내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의 매출부진은 완제품 기업의 업황이나 사업부진에 따른 것"이라며 "해외 납품 중소기업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나은 것은 경기상황보다는 해외에 직접 수출할 수 있는 글로벌경쟁력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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