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 '허니버터칩' 인기..반란인가? 반짝인가?
2014-11-26 17:58:36 2014-11-26 17:58:36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의 인기가 연일 화제가 되면서 제과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과연 시장을 뒤흔들 만큼의 소위 '대박' 품목이 될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지가 최근 업계의 최대 관심사다.
 
26일 해태제과에 따르면 '허니버터칩'의 올해 목표 매출량을 이달 초 세웠던 100억원보다 두 배인 200억원으로 높였다.
 
◇"침체된 제과 시장에 긍정적 역할"
 
지난 8월 일 출시된 '허니버터칩'은 이달 들어 5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것에 이어 보름 만에 100억원을 돌파했다.
 
'허니버터칩'은 짭짤한 맛을 기본으로 했던 기존 감자 스낵과 달리 달콤하면서 고소한 맛을 더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해태제과는 제품 출시에 앞서 감자 스낵의 주요 구매층인 10대~2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사전 조사가 적중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별다른 광고 활동을 진행하지 않고도 SNS 등 입소문으로 전해지는 바이럴(viral) 마케팅으로 이같은 성과를 올린 것이 실제 인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비교적 제품 회전율이 빠른 편의점에서는 품절 현상도 벌어지면서 구매력을 더 증폭시키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제품의 홍보 면에서는 해태제과가 성공을 거둔 것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업계는 부정적 이슈로 침체된 시장 속 인기 품목의 등장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A대형 할인점이 최근 감자 스낵 매출액을 분석한 결과 8월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감소했지만, 9월 13.1%, 10월 27.7%, 11월 29.7%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A업체 관계자는 "짧은 시간 1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은 정말 괄목할 만한 성과"라면서 "질소 과자 논란 등 어려웠던 상황을 벗어나서 다른 업체에도 자극이 되는 등 좋은 현상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제대로 평가하기에는 이른 시점"
 
반면, 현재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어가면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현재 감자 스낵 시장에서는 오리온(001800)의 '포카칩', 농심(004370)의 '칩포테토'와 '수미칩', 롯데제과(004990)의 '레이즈' 등이 판매되고 있다.
 
이중 시장 점유율 1위의 제품은 오리온 '포카칩'으로, 지난해 매출액은 840억원을 기록했다.
 
'허니버터칩'이 100일 만에 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추세대로라면 1년간 '포카칩'의 절반에도 못 미치며, 월 최대 생산량을 업계 수준인 50억~60억원으로 고려할 때 지금처럼 24시간 가동해야 근접하게 된다.
 
또한 식품 시장의 특성상 비슷한 콘셉트를 내세운 제품이 연달아 출시되면서 매출이 분산될 수 있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앞서 지난 2012년 상반기 라면 시장에서는 하얀 국물 라면이 열풍을 일으켰지만, 이에 따라 유사 제품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이때문에 그해 하반기부터 판매 순위 상위에 속했던 제품들이 점점 하락하기 시작했고, 올해 들어서는 20위권에서 자취를 감췄다.
 
전 품목에 걸쳐 트렌드가 쉽게 변하는 식품 시장의 속성도 '허니버터칩'이 직면할 수 있는 과제 중 하나다.
 
B업체 관계자는 "모든 업계가 '허니버터칩'의 현상을 주시하고 있지만, 현재 상태로 판단하기에는 시점이 이르다"며 "적어도 6개월 이상 추이를 지켜봐야 시장의 정확한 평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허니버터칩'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해태제과)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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