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건설현장 모습. (사진=뉴스토마토DB)
[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국내 건설사들의 대표적인 수주 텃밭인 중동 시장이 최근 업체간 과당경쟁에 따른 '저가·덤핑 수주'와 함께 '발주물량 감소'까지 겹치면서 한때 '사막의 검은 노다지'라는 수식어가 옛말이 돼 버렸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건설사들은 어려운 시장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아프리카와 남미지역 등 시장 다변화를 통해 '신(新) 캐시카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침체 이후 중동지역은 국제유가하락과 정세불안 탓에 건설이나 플랜트 발주가 눈에 띄게 줄었다.
대표 해외수주 시장인 중동의 발주 감소는 국내 건설사들의 수익성 저하로 이어져 경영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는 대부분이 중동·플랜트 중심 사업구조로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은 중동에서 총 99건, 261억(약 27조5000억원) 달러 규모의 수주를 달성했다.
이는 전체 해외수주금액 가운데, 약 40% 수준이고, 올해 누적된 플랜트 건설수주금액은 389억 달러(약 40조9000억원)로 전체의 81%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건설사들의 핵심 지역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주요 중동 국가들이 발주 감축에 나서자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실적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올해 건설투자를 지난해보다 13% 축소할 방침이고, 발주금액은 661억 달러(69조5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세계 유가와 가스가격이 하락하고 정세불안이 이어지면서 (중동)정부가 재정관리를 고려한 것"이라면서 "앞으로 발주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동 수주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일각에선 국내 건설사들이 올 수주목표인 700억 달러를 무난히 달성하면서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 이외 호주, 중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수주기반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건설 3분기 483억 달러(약 50조8000억원)를 수주해 지난해보다 5.2% 늘어난 성적을 거뒀다.
SK건설은 캐나다 포트힐즈 세컨더리 익스트랙션 프로젝트를 25억 달러(약 2조6000억원)에 수주했고, 포스코건설 역시 나이지리아 에보니 가스화력발전소를 11억 달러(약1조2000억원)에 수주했다.
여기에 기업회생절차 중인 쌍용건설도 아프리카 적도기니의 3억달러(약 3157억원) 규모의 신공항 터미널 등 건축 프로젝트를 단독 수주했다.
정부도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6일간 아제르바이잔과 조지아를 방문해 인프라·플랜트 분야 발주처 고위급 면담을 한다.
국토부는 중동과 플랜트 분야를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중앙아시아를 넘어 유럽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수주지원단 방문을 계기로 해외수주 변방이었던 코카서스(흑해와 카스피해 사이 지역) 지역에 국내기업이 진출하는데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지난달 '2014 글로벌 인프라 협력컨퍼런스(GICC)'를 열어 중동을 넘어 전 세계 29개국 40개 기관 소속 발주처 정부 관계자들과 국내 건설 관계자들과의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달 17일 열린 '2014 글로벌 인프라 협력컨퍼런스(GICC)’에서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축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문정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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