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 '전·월세 사기' 급증.."돌다리도 두드려야"
2014-09-24 09:48:57 2014-09-24 09:48:57
◇노원구 중계동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추석 이후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이 시작되면서 돈 없는 서민들을 대상으로 '전·월세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 완화로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세 물량 부족으로 전셋값이 폭등하고, 저금리 탓에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 물량은 '품귀현상'을 보인지 오래다.
 
세입자들은 없는 전셋집이라도 잡기 위해 다급한 마음에 서둘러 계약해 보지만, 이런 세입자 심리를 이용한 전·월세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하루아침에 길바닥에 나앉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가을 이사철 전·월세 사기 유형과 당하지 않는 노하우 등을 살펴봤다.
 
◇"전·월세 구할 땐 부동산 간판 꼭 확인해야"
 
중개사무소를 통해 전셋집을 구하고 계약할 경우 간판을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공인중개사 사무소' 혹은 '부동산중개'라는 문구를 관련 법률상 반드시 사용하도록 명시돼 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과 함께 공제증서 역시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거래 시 중개인의 고의나 과실로 인해 사고가 발생할 경우 5000만원(개인)에서 1억원(법인)까지 보상 받을 수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분석한 부동산 사고 원인별 현황에 따르면 중개업자의 고의사고가 23.9%(137건)에 달했다.
 
이중매매와 무권대리, 주민등록증 위조 등에 의한 공제금 지급건수가 전체 사고의 20.9%(120건)을 차지했다. 전세 계약시 확인하는 부동산등기부도 법적 보호장치가 되지는 못한다.
 
◇전세가율 80~90% 육박하는 주택 피해야
 
전세나 월세집을 골랐다면, 기본 서류 확인은 필수다. 기본적으로 부동산중개 사무소에서 등기부등본 열람을 통해 소유자 확인과 근저당권, 가압류 등 권리관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가급적 집주인이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을 경우 전세를 피해야 하나 부득이할 경우 대출 금액과 전세 보증금이 합해 매매가격 시세의 아파트는 70%, 다가구·연립·단독은 60%를 넘지 않아야 안전하다.
 
집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시세보다 보통 20% 이상 저렴한 가격에 낙찰되기 때문에 보증금을 보전하려면 매매 시세를 잘 확인해야 한다.
 
최근 전세가율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요즘, 전세 보증금이 매매가격의 80%~90%에 육박할 경우 집값이 떨어지면 자칫 보증금 반환에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계약 체결시 집주인(소유자)와 직접 해야
 
계약은 소유자와 직접하는 것이 안전하다. 계약 체결시 소유자와 계약인이 동일인인지 확인하고, 대리인일 경우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받아야 한다.
 
대리인과 계약했을 경우 실소유자에게 전세금을 입금해야 나중에 분쟁의 소지를 줄일 수 있다.
 
계약 시 집주인에게 요구사항이 있다면 계약서에 명시해야 한다. 가령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을 경우 전세금 보전을 위해 집주인에 대출상환 등을 요구할 수 있다.
 
또한 계약 체결 후 대항력을 갖기 위해 확정일자와 전입신고, 점유를 반드시 마쳐야 한다.
 
확정일자를 받는 절차는 매우 간단한데, 전세 계약서를 들고 임차주택 소재지의 읍면사무소, 동주민센터, 시군구청, 등기소 등에 가서 계약서에 확정일자 도장을 받으면 된다.
 
보증금을 올려줬을 경우도 계약서의 확정일자를 새로 받아야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반전세 전환시, 집주인·세입자간 지속적인 협의
 
최근 전셋값이 오르고,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반전세로 전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오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경우 확정일자와 함께 등기부등본상 문제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도배나 장판 비용 부담은 일반적으로 전세는 세입자, 월세는 집주인이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 반전세의 경우 누가할 지 집주인과 세입자가 협의해야 한다.
 
또 전세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경우 세입자는 1개월, 집주인 1개월~6개월 전에 통보해줘야 한다. 만약 계약 만료 전까지 집주인이 통보하지 않을 경우 계약은 2년간 자동 연장된다.
 
간혹 전세 계약 기간 중 물가나 전셋값이 급등해 집주인이 임대료 인상을 요구할 수 있으나, 전세 계약 1년 뒤부터, 5% 이내로 가능하다.
 
◇ 발품 많이 팔고, 대단지 입주 물량을 선점하라
 
요즘처럼 전셋집을 구하기 힘들 경우 중개업소에 방문해 물건을 확인해 보고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놔야 한다. 이와 함께 인터넷을 통해 수시로 물건을 검색해야 한다.
 
특히 대단지의 경우 입주 초기에 물량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매매가격이나 전세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전세의 경우 집주인이 전세금을 받아 잔금을 치루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잔금 납부일에 맞춰 전세시장에도 급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전세의 경우 가격이 완전히 형성돼 있지 않고 잔금을 마련하지 못한 집주인의 경우 전세금을 받아 잔금을 납부하는 경우가 있다.
 
잔금 납부일이 임박하면 전세시장에도 급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이런 단지들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공인중개서 관계자는 "부동산등기부는 서류상 요건만 채우면 등기할 수 있어 공신력이 떨어진다"면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부동산 권리보험 등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한문도 임대주택연구소 소장은 "가을 이사철을 맞아 깡통전세를 주의해야 하는데, 보증금과 대출금이 집값의 80%를 넘지 않아야 안전하다"면서 "특히 전세 계약서는 작성 즉시 동사무소 등에서 확정일자를 받고, 전입신고도 즉시 해서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주말에 입주할 경우 금요일에 미리 전입신고를 하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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