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0.027%.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100세가 넘은 사람의 비율이다. 이들은 모두 1만3793명이다.
이것을 작년 출생아 수 43만6500명과 비교하면 100세 넘게 살 가능성이 얼마나 낮은지 확연하게 보인다. 100세 시대는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기대여명 81.2세..건강수명은 71세에 그쳐
물론 기대여명은 과거보다 길어졌다. 우리나라의 지난 2011년 기준 기대여명은 81.20세에 달한다. 불과 10년 전에 비해 무려 10년을 더 살게 됐다.
하지만 건강수명은 70.74세에 그친다. 10년가량은 아프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를 보면 남자의 경우 12.7년, 여자 17.9년을 질병이나 사고로 인해 병에 걸린 상태로 생존한다.
특히 지난 2011년 실태 조사 결과 노인의 88.5%는 만성질환이 있고, 만성질환이 2개 이상인 만성복합이환율은 68.3%, 3개 이상인 비율도 44.3%다.
고숙자 보사연 부연구위원은 "단순히 오래 사는 수명의 양이 아닌, 건강하게 오래 사는 수명의 질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기대여명과 건강수명 차이는 주로 만성질환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건강하지 않은 노후는 신체적 괴로움과 함께 경제적 어려움도 동반할 수 있다. 이는 본인뿐만 아니라 자녀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올 상반기 65세 이상 인구의 월평균 진료비는 27만6824원으로 65세 미만 6만3045원의 4.4배에 달한다.
큰 질병이 생기면 소득이 불안정한 노년기에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학 교수는 "서울대병원 진료비 자료를 보면 사망 1개월 전 월 진료비가 사망 6개월 전의 7배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사회적 지원 확대..개인적 노력도 더해져야
건강수명을 높이려면 사회적 지원 확대와 함께 개인적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4년 건강 데이터(Health Data)'를 보면 우리나라의 국민 의료비는 97조1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가계직접부담 비중은 35.9%(34조8000억원)에 달해 OECD 평균 19.0%보다 16.9%포인트(p)나 높다. 정부의 지원이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정복례 경북대 간호대학 교수는 "의료적 지원은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더 주고 덜 필요한 사람에겐 덜 주는 식으로 바꿔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개인적인 건강관리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 교수는 "50대 이상은 일만 할 게 아니라 자신을 돌보는 삶의 철학도 필요하다"며 "좋은 음식을 먹고 운동을 하면서 청소, 봉사활동 등 의미 있는 활동을 통해 삶의 즐거움과 건강을 챙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현 서울대 교수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은 기본이고, 여가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며 "건강은 조금씩 나빠지는 게 아니라 어느 순간 갑자기 악화하므로 건강 관리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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