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기대수명·기대여명·평균수명…. 100세 장수 시대가 도래하면서 자주 접하는 용어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조차 이런 용어의 차이를 혼동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1.4년이다.
기대수명은 지난 2012년에 태어난 한국인이 앞으로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 년수를 뜻한다. 기준 연도 성·연령별 사망자 수와 주민등록인구 외에도 ▲건강평가 ▲유병기간 등이 앞으로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산출된다.
기대여명도 이와 유사한 개념이다. 지난 2012년 당시 30세인 사람의 기대여명은 52.16세다. 이들은 앞으로 82세 정도까지 살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얘기다. 80세의 기대여명은 9.2세다.
그렇다면 80세의 기대수명은 89.2세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정확히는 아니다. 30세나 80세인 사람이 0세일 때 기대수명이 각각 82.16세, 89.2세였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30세나 80세까지 생존하는 동안의 사망 위험도 사라진 상태다.
장영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대수명이란 표현은 0세에만 쓰는 게 정확하다"며 "기대수명과 기대여명은 현재의 사망률 등이 앞으로 유지될 것을 가정해 산출하는 것이므로 현재 50세의 기대여명은 앞으로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기대수명과 기대여명은 평균수명과 유사할 수 있어도, 평균 사망연령과는 다르다. 기대수명·여명은 사망 당시의 평균 연령이 아니라 특정 연령의 사람이 평균적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는지를 추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평균수명은 0세의 출생자가 앞으로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생존년수로 '0세의 기대여명'이라고 통계청은 정의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평균수명이란 표현은 평균 사망연령과 혼동될 여지가 있어 잘 쓰지 않는다"며 "더구나 평균 사망연령은 그해 사망한 사람 나이의 평균이므로 인구 구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700만명이 넘는 인구 집단인 베이비부머(1955년~1963년생)가 특정 연도에 많이 사망했다면 통계에 큰 영향을 미쳐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보다 이해하기 쉬운 데이터는 없을까. 기대수명이 81.4세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그때까지 생존한다는 뜻은 아니라서다. 통계청은 특정 연령의 사람이 80세까지 생존할 확률을 계산하고 있다. 지난 2012년 기준 30세 남자의 경우 53.9%, 여자는 76.4%가 80세까지 생존한다는 예상이다.
다만, 지난 1980년부터 기대수명 등을 예상한 '생명표'를 작성하고 있는 통계청은 이전 세대의 정확한 출생·사망 통계가 없어 정확한 기대수명(여명) 예상은 데이터가 더 많이 누적돼야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통계청이 계산한 확률을 벗어나는 경우 100세 시대는 남들만의 얘기일 수도 있고, 더 빨리 다가올 수도 있다. 지난해 100세 이상 인구는 1만3793명으로 전체 인구의 0.02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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