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이케아 상륙에 따른 후폭풍이 온라인 가구시장으로까지 번질 태세다. 대형 오프라인 매장 입점을 눈앞에 둔 이케아가 온라인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2조원에 육박하는 관련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온라인 가구시장은 지난 2009년 6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2000억원 규모로 4년 만에 두 배 이상 급증했다. 7조원 전체 가구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도 20% 수준으로 커졌다. 가구사들은 한샘몰, 이즈마인 등 자사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11번가와 같은 오픈마켓, H몰 등의 종합쇼핑몰을 통해 온라인 전용 가구브랜드를 출시하고 빠른 속도로 매출을 키워왔다.
국내 가구업계 1위인
한샘(009240)은 온라인 판매가격 정찰제로 제품가격을 내렸다. 온라인 정찰제를 통해 한샘몰과 타사 온라인 몰에서 판매되는 한샘 제품 가격을 이전보다 더 할인된 가격으로 통일시킨 것. 2008년 100억원에 불과했던 한샘의 온라인부문 매출은 지난해 950억원까지 급증했다. 올해는 2000억원 수준으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현대리바트(079430)와 까사미아 등도 온라인 전용브랜드를 출시하고 가격 경쟁력과 디자인을 무기로 젊은 층 수요잡기에 나섰다.
그동안 가구업체들은 올 연말 이케아 상륙에 맞서기 위해 꾸준히 대응방안을 찾고 '공습'을 대비했다. 각 사들은 광명에 들어설 세계 최대 규모의 이케아 매장에 견줄 수 있는 대형 플래그십 매장을 속속 오픈하는 등 B2C 접점을 늘리는 데 안간힘을 썼다. 프리미엄 전략도 병행됐다. 특히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한 온라인 시장의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해 전략적 고민을 더했다.
그러나 이케아가 국내 브랜드와 같이 온라인 채널에서 대규모 할인정책을 실시할 경우, 기존 가구업체들은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온라인 시장의 가장 큰 경쟁력인 '가격' 부문에서 이케아에 한참 뒤쳐지기 때문. 이는 국내 가구사들도 인정하는 대목이다. 이케아는 광명점 오픈 시기에 맞춰 온라인 시장 진출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케아코리아 측은 "한국에서 온라인 시장 진출 여부는 아직 확정된 게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한 뒤 "그러나 한국에서의 온라인 시장 파급력을 잘 알고 있어 온·오프라인 시장을 모두 공략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가구업계는 이케아의 온라인 시장 진출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고, 온라인 시장의 판도 변화가 생길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이케아가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면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수요를 빠르게 흡수할 것"이라며 "온라인 시장 특성상 가격 경쟁력이 매출과 가장 큰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가격을 더 낮추거나 이케아와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온라인 시장에 대응해야 하는데 이 작업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다른 해석도 제기됐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시장은 매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점유율 싸움보다는 전체 파이를 함께 키워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가격적인 측면에서 국내 가구업체들이 이케아에 뒤쳐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에 각 업체들이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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