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역 화재사고..대구지하철 사고와 무엇이 달랐나?
방화 유사..다만 관계자·승객 빠른 대처로 피해 줄여
2014-05-29 14:34:38 2014-05-29 14:38:52
[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지난 28일 오전 발생한 서울메트로 3호선 도곡역 화재는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와 같이 방화로 시작됐지만 결과는 달랐다. 
 
전동차 내부가 방염소재로 만들어진데다 역 관계자와 승객들의 빠른대처로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당일 오전 10시 51분쯤 오금역행 전동차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이 사고로 인해 전동차에 탑승하고 있던 370여명이 긴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화재는 70대 조모씨가 2개의 가방 속에서 신나 6병을 객실에 뿌린 뒤 라이터로 불을 지르면서 순식간에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대구지하철 참사를 떠오르게 한다. 당시 방화범이었던 50대 김모씨는 시너가 담긴 샴푸통에 라이터로 불을 붙였고, 펑소리와 함께 열차게 불이 번졌다. 사고 당시 전동차 내부는 불이 번지기 쉬운 가연성 소재로 채워져 있어 불은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역관계자들의 대처는 허술했다. 화재가 겉잡을 수 없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반대편 대곡행 열차가 진입하도록 해 불길이 옮겨 붙으며 무려 192명이 사망하는 등 대형참사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도곡역 화재사고의 결과는 전혀 달랐다. 전동차 내부가 방염소재로 마감돼 불이 쉽게 번지지 않았고, 역 관계자들과 승객들이 침착하게 대처해 대형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화재 소식을 접한 기관사는 바로 지하철을 세우고 소화기를 집어들었다. 역 관계자는 안내방송을 통해 대피 소식을 전하고, 관제센터는 양방향 지하철의 운행을 멈췄다. 사고가 난 객실에 타고 있던 매봉역 직원이 즉각적으로 대응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서울메트로는 1조원 이상을 들여 거의 모든 전동차 내부를 알루미늄과 그라스울, 불연성 합성고무 등으로 교체했다.
 
한 전문가는 "보통 불연성 소재나 알루미늄는 화재 발생시 옆으로 퍼지지 않고 해당 부분만 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대피 중 발목을 접질린 60대 서모씨를 제외한 모든 승객은 별다른 피해 없이 귀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계속되는 안전사고에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편, 지난 28일 범행 직후 30분만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경찰에 붙잡힌 조씨는 홧김에 저지른 범행으로 밝혀졌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15년 전 운영하던 업소의 정화조가 넘쳐 입은 피해에 따른 보상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지하철 3호선 도곡역 전동차 안에서 화재가 발생해 열차가 검게 그을려있다.ⓒNews1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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