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다수 스마트폰 사양이 풀HD, 레티나 디스플레이급으로 상향 평준화된 가운데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높은 전력효율, 밝기, 플렉시블 등에 강점을 지닌 아몰레드를 차별화 포인트로 선택하면서다.
19일 시장조사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아몰레드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272만대 가량 상승한 5230만대를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1분기 세계 중소형 아몰레드 패널 점유율은 지난해 평균치와 비슷한 99%로, 절대적 독점 구도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아몰레드 패널 출하량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의 상승폭을 나타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005930) 이외에도 노키아, 모토로라, 지오니, 애플 등이 자사 신제품에 아몰레드를 적용할 예정이기 때문. 이는 고객사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에 직접적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과거 노키아, 모토로라, HTC 등이 아몰레드 패널을 탑재해 스마트폰을 출시한 바 있으나 지난 2012년을 기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었고, 현재는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패널 가격이 비싼 데다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외하고는 생산업체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고화질, 고해상도가 일반화되면서 전력 효율성 문제가 불거졌고, 이에 블랙베리, 노키아, 모토로라 등이 지난해부터 다시 OLED를 채택하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서는 팬택이 베가아이언2에 재팬디스플레이(JDI)의 LCD 패널 대신 삼성디스플레이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아몰레드는 일반 풀HD LCD 대비 전력효율성이 27%가량 높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용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사진=삼성디스플레이)
통상 고가 스마트폰에만 주로 탑재되던 관행도 옛말이다. 중국시장 내 6위권인 지오니는 올해 출시한 스마트폰 'Elife S5.5'에 아몰레드를 적용했다. 초슬림 디자인 구현을 위해 아몰레드를 채택한 지오니는 해당 제품을 375달러(한화 38만원)에 내놔 시장을 흥분케 했다. 고가의 하이엔드급에서 점차 중저가 보급형으로까지 적용범위가 넓혀짐을 의미한다.
애플도 오는 9월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스마트 손목시계 '아이워치'에 아몰레드 패널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애플은 경쟁사의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 대신 패널 전량을 LG디스플레이에서 공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복수의 부품 공급업체를 선정해온 애플의 관례에 비춰볼 때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애플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인 OLED 부문에서 삼성전자를 크게 의식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아울러 애플은 기존의 LED를 개선한 방식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연구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이달 LED 디스플레이 전문 업체로 알려진 럭스뷰(LuxVue) 테크놀로지스를 인수했다.
선명한 디스플레이 화질로 명성을 떨쳐온 애플이 LED 투자에 나서는 것은 특유의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희소성이 상당 부분 희석됐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부문에서 고화질 경쟁은 사실상 의미가 없을 정도로 상향 평준화됐고, 애플이 자랑하는 아이패드마저도 구글의 넥서스7, 아마존의 킨들 파이어 HDX 등에게 따라잡힌 상황이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삼성전자, 노키아, 모토로라 등 안드로이드 진영과 마찬가지로 아몰레드 패널을 사용할 경우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애플 제품이 전혀 차별점이 없다는 결과가 된다"며 "그럼에도 LCD가 전력 효율성, 플렉시블 등 향후 트렌드에 약점이 있기 때문에 OLED 관련 투자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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