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네이버가 오픈마켓 사업 철수를 결정하며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한발 뺐다.
3일 인터넷업계에 따르면
NAVER(035420)는 6월 부로 '샵N'을 종료하는 대신 상품 등록플랫폼 '스토어팜'을 새로 오픈하기로 했다. 스토어팜은 쇼핑몰 점주들이 자유롭게 상품을 올리고 활동할 수 있는 서비스다. 샵N과 다른 점이 있다면 수수료를 받지 않음으로써 등록자 부담을 최소화 했다는 것이다.
네이버 홍보팀 관계자는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매출을 발생시키기보다는 검색엔진 본래 목적에 맞게 상품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오픈마켓 사업자들과의 경쟁이 고조되면서 마련한 대책”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번 사업의 배경에 대해 설명하자면 몇 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옥션, 지마켓, 11번가 등은 네이버를 통해 유입되는 트래픽이 많아지자 종속 가능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했다.
자칫 뉴스사이트처럼 포털이 없으면 존립할 수 없는 존재가 되지 않을까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그래서 상품DB를 철수하거나 독립포털 '어바웃'을 만드는 등 적극적 대응에 나섰다.
이에 네이버 또한 상품DB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없다면 검색시장에서 지배력을 유지하기 힘들 수도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오픈마켓 샵N을 신설하며 맞불을 놓았다. 그러나 운영은 쉽지 않았다.
포털업계 한 관계자는 “독과점 논란에 휩싸이면서 대대적인 투자를 하기 힘든 사정이 있었고 나름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던 기존 사업자들과의 경쟁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따라서 상품DB를 효과적으로 얻을 수 있되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오픈플랫폼 스토어팜을 만드는 것으로 절충안을 구상한 것이다. 어차피 샵N이 내는 매출은 미미했기 때문에 네이버로서는 크게 손해 볼 일은 없다는 평가다.
다만 업계 한쪽에서는 네이버가 한발 뺌에 따라 전자상거래 분야 혁신이 요원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재 전자상거래 시장은 옥션·지마켓 운영업체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 운영업체 SK플래닛 등 두 업체가 과점하고 있다.
한 쇼핑몰 운영자는 “옥션, 지마켓, 11번가가 요구하는 수수료는 부담에 비해 효용이 적다”며 “네이버가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체제가 돼 문제개선이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가 컸다”고 말했다.
특히 이베이코리아의 경우 외국계 회사로서 현 추세가 이어지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운영체제(OS) 분야처럼 전자상거래 또한 안방을 해외기업에게 완전히 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 네이버 '그린팩토리' 사옥 (사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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