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005930) 반도체 사업이 올 1분기에도 탄탄한 실적을 이어나갔다. 직전 분기보다는 다소 저조한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통상 비수기로 분류되는 과거 1분기 실적과 비교해보면 4년 만의 최대 성적이다.
29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1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 사업부의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4분기 10조원에서 다시 9조원대로 내려앉았고, 영업이익 역시 1조9900억원에서 400억원 소폭 감소한 1조95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무려 8700억원 늘었고 매출액 역시 8100억원 상승했다.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지난 2010년 1분기(매출 8조2000억원, 영업이익 1조9600억원)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PC D램 가격이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년 평균치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20나노 공정 전환에 성공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본격 확대하기 시작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 역시 분기마다 두 배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하며 실적 기여도를 높였다.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계절적 비수기와 지속적인 단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2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애플 파운드리 물량이 줄면서 시스템LSI 사업부가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메모리 사업부의 공정 전환을 기반으로 수익성이 크게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메모리 사업부와 시스템LSI 사업부로 나뉘어져 있는 반도체 부문은 사업부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아 구체적인 이익 비중을 파악하기 어렵지만, 예년과 마찬가지로 메모리 사업이 전반적인 실적 상승을 주도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공통된 견해다.
시스템LSI 사업부의 경우 갤럭시S5 출시와 함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시리즈 공급이 시작됐지만 실적 개선을 이끌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시스템LSI 사업부가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견조한 실적으로 1분기를 시작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특히 20나노 D램 공정 돌입과 함께 오는 5월부터 중국 시안 공장에서 V낸드(3차원 낸드플래시) 양산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매출 확대가 예상된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은 "4월부터 갤럭시S5가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고 모바일 D램, 낸드플래시 등 주요 부품의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올 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만 2조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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