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기아차(000270)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하지만 내수는 소비심리 위축과 노후 모델 탓에 전년 동기 대비 판매가 감소하며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기아차는 2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컨퍼런스콜로 진행된 기업설명회를 열고, 올 1분기 매출액 11조9258억원, 영업이익이 735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6%, 4.5% 증가한 수치다.
◇기아차가 25일 2014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자료=기아차)
영업이익률은 6.2%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감소했다. 급격한 환율하락과 해외시장에서의 판매 인센티브 확대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량은 68만7000여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2% 늘었다. 특히 중국에서 15만6000여대를 팔아 성장을 이끌었다. 3공장이 지난 1월말 가동을 시작하고, 2공장의 K2·포르테 생산이 확대되면서 판매를 견인했다.
박한우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중국 3공장은 당초 계획보다 빠른 1월부터 양산에 돌입했다"며 "하반기 준중형급 신차가 8~9월에 출시되고, 3분기부터는 3공장이 풀가동되면서 올해 중국시장 목표인 63만대 판매를 상회할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시장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13만3000여대, 유럽시장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한 8만9000여대를 팔아치웠다.
글로벌 시장의 실적 향상에도 내수시장에서는 웃지 못했다. 1분기 내수시장 판매량은 10만8000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0.6% 하락했다.
앞서 기아차는 연초 사업계획 발표에서 내수시장의 자사 실적 성장을 연간 4.9%로 예상한 바 있다. 또 1분기 전체 국내시장이 판매량 기준 4.3% 증가했음에도 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판매 감소를 기록해 우려를 높였다. 시장점유율도 28.3%로 전년 동기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주우정 기아차 재무관리실장(이사)은 "경쟁업체와 수입차 등의 내수시장 공략 강화로 실적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2분기 이후 신형 카니발과 쏘렌토가 출시되고 K9등이 판매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초 사업계획은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특히 기아차는 최근 원화강세에 따른 환율하락으로 컨틴전시 플랜(비상경영계획)도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박한우 본부장은 "4월부터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하락으로 2분기 수익성 저하의 우려가 있다"며 "회사 내부에서는 선물환 운영 등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추가 전략을 검토하면서 가장 극한 상황을 가정해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시장 중에서도 러시아, 캐나다, 호주 등에서 환율 하락의 영향이 크다"며 "당분간 원화강세가 예상되지만 연간 평균 105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아차는 2분기 이후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제값 받기'를 통해 내실경영을 더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6월부터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의 공식후원사로서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꾀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원화강세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익성 하락을 막기 위한 비상경영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하느냐가 향후 성과의 키를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제품과 안정된 품질을 앞세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내실경영을 지속 추진해 수익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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