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오스 윈윈 ODA)(1)'원조'를 넘어 '호혜적 공급망·투자 네트워크'로
원조를 넘어 공급망·산업 전략으로 확장하는 ODA
건설 중심에서 운영·인력·제도 결합형 ODA로 전환
라오스 성장과 한국 경제안보·국익을 함께 연결하는 협력 모델
2026-02-06 06:00:00 2026-02-06 06:00:00
은사마Ⅱ(은퇴한 사람들의 해외 마을 만들기)는 단순한 은퇴자 주거 모델이 아닌, 초고령 사회와 기후위기 시대에 국가와 개인이 함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새로운 국가 전략입니다. 해외 거점에 형성될 은퇴자 커뮤니티는 항공·관광·헬스케어·부동산 산업에 걸쳐 신수요를 만들고, 동시에 한국 기업과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뒷받침하는 실질적인 교두보로 기능합니다. 본 기획은 은사마Ⅱ의 1차 거점인 라오스를 무대로, 이재명정부가 구상하는 '투자형 ODA'가 인공지능(AI)·자원·기술과 결합해 현지의 자립 기반을 강화하는 동시에 한국의 공급망과 경제 안보를 확장하는 구조를 살펴봅니다. 원조를 공여가 아닌 투자로 재정의한 K-윈윈 ODA 전략이 작동하는 방식과 그 정책적·산업적 함의를 단계별로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실사구시 실용외교와 국가 진출 플랫폼으로서의 '윈윈 ODA'
 
이재명정부의 대외 전략은 국익 중심 실용외교에 기반하며, 이를 실행하는 방식으로 실사구시(實事求是)적 접근을 강조한다. 이 관점에서 공적개발원조(ODA)는 복지·구호 중심의 전통적 틀을 넘어, 대한민국의 산업정책·기술·금융 역량과 결합된 국가 진출 플랫폼으로 설계돼야 한다.
 
ODA는 더 이상 어려운 나라를 돕는 시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한국의 문화와 경제가 해외로 확장되는 전략적 교두보이자, 그 협력의 성과가 다시 국내 산업·일자리·공급망 안정으로 환류되는 상생의 선순환 장치로 작동해야 한다. 즉 지원을 넘어, 파트너 국가의 성장과 한국의 경쟁력 강화가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를 지향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윈윈(Win-Win) ODA'는 수원국의 절실한 수요를 출발점으로 삼되, 설계 단계에서부터 공여국인 한국의 전략 목표를 함께 고려한다. 정부·공공기관·민간기업이 역할을 분담해 해법을 연결하고, 성과가 현지에 정착하도록 운영(O&M)·인력·제도·재원을 한 묶음으로 추진함으로써 단발성 지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호혜 모델을 완성하는 것이다. 이것이 이재명정부가 추구하는 ODA의 지향점이다.
 
왜 지금 'K-라오스 윈윈 ODA'인가
 
라오스에 대한 ODA가 'K-라오스 윈윈 ODA'로 재설계되어야 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라오스는 이제 인프라를 '지을 수 있느냐'의 단계를 지나, 그 인프라를 '어떻게 운용하고 기술을 내재화하며 수익을 창출할 것인가'가 산업 발전의 성패를 가르는 국면에 진입했다. 동시에 한국은 공급망·기술·표준 경쟁이 격화되는 대외 환경 속에서 ODA를 경제 안보와 산업 전략의 실행 수단으로 보다 정교하게 활용해야 한다.
 
인프라나 장비만 지원하고 운영 노하우와 인력, 제도를 함께 키우지 않으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나아가 수원국의 국가 전략과 ODA 사업이 따로 움직이면 사업은 분절되고 거래 비용이 증가해 효과가 반감된다. 따라서 라오스의 국가 발전 목표와 한국의 협력 동기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통합적 설계가 필수적이다.
 
2025년 12월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국-라오스 정상회담. (사진=외교부)
 
한-라 정상회담 의제와 라오스 10차 국가사회경제개발계획의 연계
 
이 같은 설계 전환의 신호는 지난해 12월15일 서울에서 열린 한-라오스 정상회담에서 분명히 드러났다. 양국은 관계를 포괄적 동반자 관계(Comprehensive Partnership)로 격상하고, 협력의 축을 인프라·핵심광물·기후변화 대응 등 전략 분야로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핵심광물 협력은 단순 교역을 넘어, '탐사·생산–정제–물류–수요처'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자원·산업 연계형 프로젝트로 확장돼야 한다.
 
동시에 라오스의 제10차 국가사회경제개발계획(2026~2030)은 라오스가 2026년 후반기 최빈국 지위를 졸업한 직후, 3년의 전환기 동안 발생할 충격을 관리하며 성장 엔진을 건설 중심에서 운영·인력·제도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6% 달성, 1인당 GDP 3104달러 목표, 숙련 인력 65만명 양성, 디지털·녹색 전환이 그 핵심축이다.
 
결국 해법은 명확하다. 정상회담의 전략 의제(핵심광물·인프라·수자원·기후)를 라오스의 제10차 국가사회경제개발계획이 요구하는 운영 역량·인력·제도 혁신과 결합해 '윈윈 ODA'로 구현할 때, 라오스는 성장의 엔진을 얻고 한국은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게 된다.
 
1월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개최된 제12차 라오스 전당대회. (사진=비엔티안 타임즈)
 
라오스 ODA의 전환점: '건설 파트너'에서 '운영 파트너'로
 
라오스에서 한국 ODA는 지금 중요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 한국은 라오스의 상위 공여국으로서 매년 약 1200억원 규모의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한국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으로 추진한 메콩강변 종합 관리 사업 등 대규모 인프라 구축의 성공을 통해 우리나라는 라오스 국민들에게 가장 신뢰받는 건설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제2차 비엔티안 메콩강변 관리 사업. (사진=ACN아시아콘텐츠뉴스)
 
하지만 라오스가 2026년 최빈국 졸업을 앞둔 지금, ODA의 방향은 단순히 '얼마나 더 크게 짓느냐'에서 '지은 뒤에 얼마나 잘 작동하느냐'로 선회해야 한다. 라오스의 공적개발금융 규모가 2023년 기준 GDP 대비 약 6%에 달하고, 유상차관 비중이 40%를 넘어서며 ODA의 금융적 성격이 강화된 만큼, 이제 관건은 '무엇을 지을 것인가'가 아니라 '완공 이후 어떻게 운영해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상환과 재투자로 이어갈 것인가'에 있다.
 
화려한 준공식 사진보다 중요한 것은 5년 뒤에도 서비스가 원활히 유지되는가이다. 인프라는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기 쉽지만, 이를 뒷받침할 운영 인력과 행정 시스템, 유지보수 예산, 디지털 표준이 함께 성장하지 않으면 시설은 자산이 아니라 막대한 관리 비용이 되고 만다. 유상차관으로 최첨단 병원을 지어도 운영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서비스 단절과 재정적 리스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재명 정부가 지향하는 '윈윈 ODA'는 차관(건설)과 무상원조(운영·인력·제도)를 하나의 설계도 안에 통합하는 것이다. 핵심은 '건설–운영–유지보수' 재원이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의 확립이다. 운영 수익이 관리 시스템 안에서 투명하게 포착되고, 한국의 표준과 절차가 현지에 이식될 때 비로소 단순한 건설 파트너를 넘어 운영 모델을 전수하는 진정한 파트너로 진화하며 장기적인 협력이 가능하다.
 
'K-라오스 윈윈 ODA'가 나아갈 4가지 모델
 
필자는 라오스의 국가 발전 목표(운영·인력·제도 역량)와 한국의 국가 목표(공급망 안정·시장·표준 선점)를 하나의 투자형 패키지로 결합하는 'K-라오스 윈윈 ODA'의 실행 모델로서, 향후 다음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첫째, 핵심광물·희토류 협력을 탐사부터 정제·추적·물류까지 확장하는 공급망 ODA 모델이다.
둘째, 수력 기반 탄소중립 파트너십을 통해 노후 설비 현대화와 장기 운영을 결합하는 기후·에너지 모델이다.
셋째, '한-라 국가경쟁력 강화센터(가칭)'를 거점으로 인재와 인프라를 연결하는 AI·디지털 모델이다.
넷째, 국책은행의 현지 진출과 금융 거버넌스를 통해 환리스크 관리와 투자 회수를 뒷받침하는 금융 안전판 모델이다.
 
메콩 아키텍트 K-정책금융연구소 라오스 지역전문가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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