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욱기자] 지난 16일 진도 해상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일주일째. 단 한 명의 생존자 없이 늘어나는 사망자 소식에 유가족은 물론 온 나라가 슬픔의 도가니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집권 여당으로 사건 수습에 만전을 기해야 할 새누리당 인사의 잇따른 부적절한 언행에 국민들은 두번 세번 상처받고 있다.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가족을 비하하는 발언을 게시했다 누리꾼의 몰매를 맞았다.
권 의원은 '세월호 실종자 가족 동영상'에 나온 여성이 '밀양 송전탑 반대 시위' 영상에도 등장한다며 '실종자 가족 선동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온 나라가 슬픔에 빠져있는 이 와중에도 이를 이용하는 저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온라인에 도는 터무니없는 비방과 악의적인 루머도 잘 판단해야겠습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이성적인 대응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게시물이 논란이 되자 22일 사과 기자회견을 연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 ⓒNews1
하지만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이 실제 실종자 가족인 것이 확인되고 비난에 직면하자 "자세히 못 살펴 죄송합니다"라며 사과와 함께 게시글을 내렸다.
이후 언론보도를 통해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실종자 가족이 경찰에 신고하기 이르자 권 의원은 22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어떤 조치라도 달게 받겠다"라며 사죄했다.
전날에는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에 참여 중인 정몽준 의원의 막내아들 정 모군의 페이스북 글이 논란이 됐다. 정 모군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국민이 모여서 국가가 되는 건데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냐"라며 실종자 가족의 행동을 비하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정 의원이 직접 나서 사죄 기자회견을 펼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현대중공업 계열 주식이 폭락하는 등 여론은 악화됐다.
새누리당은 또 정부에 항의하는 국민들을 종북좌파로 몰기도 했다.
지난 주말 육군 장성 출신의 한기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북한이 정부의 사건 수습 활동을 비판하자 "드디어 북한에서 선동의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는 북괴의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단체와 좌파 사이버 테러리스트들이 정부 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이라며 난데없이 종북좌파 색깔론을 주장했다.
한 최고위원은 또 게시글이 누리꾼의 비판을 받자 "북한이 이번 참사 수습을 무능한 정부 탓이라고 비난한 것이 사실 아니냐"며 "여기에 놀아나서는 안된다는데 문제가 있느냐"라고 재차 강조했다.
◇새누리당 지도부 ⓒNews1
세월호 사고와 관련 황우여 대표가 "자신의 언행이 상황에 맞는지 재삼 신중의 신중을 더해 달라"며 "재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온당한 처신을 엄중히 당부드린다"고 강조한 바가 무색해지는 지경이다.
한편 연이은 '페이스북 쇼크'에 22일 새누리당 내에서는 'SNS 자제령'이 떨어졌다. 이날 비공개 원내대책회의에서는 SNS를 통한 부적절한 언행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SNS 사용을 조심하자는) 원내대표의 당부 문자가 두 번이나 왔는데 잘 안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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