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국내 가전업계가 중국발 미세먼지의 인체 유해성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공기청정기를 비롯해 에어컨·청소기 등 각종 가전제품에 미세먼지 제거 기능을 탑재하고 마케팅에 나섰다.
공기청정기 시장은 미세먼지와 관련된 최대 수혜처로 꼽힌다. 미세먼지 이슈와 계절적 수요가 겹치며 최근 공기청정기의 판매량은 폭증하는 추세다. 여기에다 봄철 황사에 대한 우려도 커지며 관련시장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월 공기청정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배 가까이 급증했다. LG전자도 올해 1·2월 공기청정기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3배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집계되지 않은 3월 매출도 계절적 특성상 전월 이상의 판매량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계절성 황사와 달리 특별히 시기적 영향을 받지 않는 미세먼지 탓에 봄철 이후에도 공기청정 제품 판매량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일찌감치 코웨이가 렌탈 전략으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공기청정기 시장을 벗어나 가전에 미세먼지 제거기능을 탑재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코웨이의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점유율은 40~50%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 출시한 스마트에어컨 ‘김연아 스페셜’ 2종에 0.1㎛의 초미세먼지까지 걸러낼 수 있는 ‘미세먼지 필터’를 장착했다. LG전자도 다음날 신제품 에어컨 발표회를 통해 공개한 ‘휘센 빅토리’ 모델에 0.02㎛ 단위의 작은 입자까지 필터링이 가능한 ‘3M 초미세 먼지필터’를 탑재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치의 판매고를 올린 에어컨에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 제거 기능까지 가미해 지난해 영광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세먼지 관련 제품 열풍은 청소기 시장에도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말 미세먼지는 물론 냄새·진드기·곰팡이까지 제거하는 4중 필터와 먼지센서를 갖춘 프리미엄 청소기 ’모션싱크‘ 전용 매장을 삼성 디지털 프라자 강남 본점에 열었다.
물론 모션싱크 전용 매장의 탄생은 프리미엄 진공청소기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지만, 이를 찾는 소비자들이 제품에 탑재된 미세먼지 제거 관련 기능에 노출되는 것은 분명한 효과다.
이처럼 업계가 앞다퉈 미세먼지 제거 기능이 강화된 가전제품을 출시하면서 눈에 띄는 '이색 마케팅'도 등장했다.
삼성전자는 아기를 앞세운 ‘삼성 베이비 케어 가전’ 마케팅을 지난달 27일 시작했다. 실내 미세먼지의 유해성을 주제로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고, 청소기·세탁기 등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육아용품을 증정한다.
LG전자도 지난달 공개한 신형 공기청정기에 독특한 원형 디자인을 적용해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된 노선을 정하고 추가적인 마케팅 방안을 구상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미세먼지 제거 기능이 탑재된 가전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봄 시즌에 맞춰 관련 마케팅을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제거 가전과 관련된 마케팅이 눈에 띄고 있다. 사진은 실내 미세먼지의 유해성을 표현한 삼성전자 뮤직비디오(왼쪽)와 독특한 원형 디자인의 LG전자 신형 공기청정기(오른쪽) (사진=삼성전자·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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