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최근 전매제한이 풀린 동탄2신도시의 한 아파트를 구입하기로 한 A씨. 주택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분양가 대비 1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었지만 막상 계약서를 쓰려고 하자 집주인은 프리미엄을 300만원으로 낮춰 적자고 요구했다. 다운 계약서를 쓰지 않으면 프리미엄을 더 올릴 수밖에 없다는 집주인의 말에 요구대로 계약서를 쓰고 계약금까지 송금한 A씨는 향후 시세차익에 대해 물어야 할 세금이 더 커지는 것은 물론, 적발시 과태료까지 물어야 한다는 사실에 계약을 해지해야 하나 전전긍긍 하고 있다.
#오는 5월 말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마곡지구에 뒤늦게 관심이 생긴 B씨는 대형 면적 외에는 물량이 대부분 소진됐다는 소식에 인근 공인중개업소를 찾았다. 하지만 전용면적 84㎡기준 프리미엄이 최고 1억원까지 붙은데다, 아직 전매제한이 풀리지 않은 탓에 미리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입주와 동시에 등기를 이전받는 '복등기' 거래를 권유 받았다. 물론 불법이지만 다들 암암리에 하고 있다는 말에 그렇게 해서라도 계약을 해야하나 고민 중이다.
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택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다운계약서 작성이나 복등기 등 불법 거래가 만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 회피 목적 다운계약서 작성 '성행'
다운계약서는 실제 거래금액보다 낮춰 계약서를 작성, 매도자의 양도소득세와 매수자의 취득세를 내지 않거나 적게 내기 위한 거래 방식이다.
특히 최근 들어 집값이 올라 시세차익을 누리면서도 이를 매도할 경우 세금 부담이 생기는 집주인들이 매수자에게 다운계약서 작성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현행 양도 차익에 대한 소득세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폐지되면서 ▲1년 미만 보유시 40% ▲2년 미만 보유시 6~38% ▲2년 이상 보유시 6~38%의 세율을 적용받고, 1가구 1주택자가 경우 2년 이상 보유하면 비과세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온 매물일 경우 다운계약서를 요구하는 물건일 수 있다"며 "가령 시세가 2억3000만~4000만원이라면 2억원에 물건을 내놓고, 계약서에는 1억8500만원으로 쓰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인테리어를 새로 해 시세보다 1000만원 비싼 1억1000만원짜리 아파트를 내놓은 집주인이 7000만원에 계약서를 쓰지 않으면 팔지 않겠다고 했다"며 "다운계약을 성사시키면 수수료를 더 주겠다는 집주인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엄연히 불법이다.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거래신고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실거래가를 허위신고할 경우 매도자와 매수자, 중개업자에게 취득세의 3배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양도세를 적게 신고하거나 신고하지 않은 부분이 발견되면 실제로 내야하는 양도세 산출액의 40%를 가산세로 물어야 하고, 중개업자는 과태료 부과와 함께 최대 6개월까지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다.
◇한 날 한 시 등기..'복등기' 늘어
서울 마곡지구 등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권 불법 전매 수법인 '복등기' 거래도 나타나고 있다.
오는 5월 29일부터 차례로 입주가 시작되는 마곡지구의 경우 11월 5일부터 전매제한이 풀린다. 그러나 집주인이 입주를 하고 등기를 할 경우 전매제한이 자동으로 풀리게 된다. 따라서 매수인과 매도인이 미리 매매계약을 체결해 놓고 입주와 동시에 매도인이 등기를 하고 곧바로 매수인이 등기를 이전받는 이른바 '복등기'가 비일비재 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복등기 관련 상담이 부쩍 늘었다"며 "매수자가 매도인의 취득세, 양도소득세까지 지불해야 하지만 없어서 못 파는 물건이 있을 정도"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한 부동산 전문가는 "복등기 등 불법거래는 중개업자 명의가 빠진 직거래 형태로 계약서를 작성하면서도 중개수수료를 비정상적으로 높게 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몇 년 전 복등기가 성행했던 상암동 일대에서 이를 행했다 지금까지도 소명자료를 제출하는 등 골치 아픈 사람들이 적지 않다"며 "최근 정부나 지자체에서 세수 확보에 혈안이 된 가운데 복등기 관련 단속이 이루어지지 말란 법이 없다"고 경계했다.
◇마곡지구 조감도 (사진=SH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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