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감독들 "올해 다크호스는 NC"
2014-03-25 07:51:55 2014-03-25 07:56:33
◇24일 오후 서울 이화여대(서울시 서대문구 대현동) ECC 삼성홀에서 열린 프로야구 '미디어데이&팬페스트' 행사에서 구본능 KBO 총재와 각 구단 감독,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News1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1군 감독 9명 중 6명이 NC 다이노스를 올해의 다크호스로 꼽았다. 다만 우승팀은 꼽기 어려운 듯 보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4일 서울 이화여대 삼성홀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올해 1군 리그에 참여할 9개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타자·투수 각 1명 씩)들이 모여 닷새 남은 올시즌 개막에 앞서 각오를 다졌다.
 
각 팀의 선수 대표로는 삼성 장원삼·김상수, 두산 이용찬·홍성흔, LG 류제국·박용택, SK 김광현·박진만, 넥센 한현희·이택근, 롯데 송승준·손아섭, NC 이재학·나성범, KIA 양현종·나지완, 한화 송창식·최진행 등이 참석했다.
 
행사가 열린 이화여대의 ECC 삼성홀에는 많은 관객이 몰려들었다. 예약을 하지 않은 팬들은 끝내 행사장 안에 들지 못하며 힘든 발길을 돌려야 했다. 프로야구 창설이래 최초로 여자대학교에서 진행된 행사답게, 여성팬도 적잖게 행사장을 찾았다. 
 
◇24일 오후 서울 이화여대(서울시 서대문구 대현동) ECC 삼성홀에서 열린 프로야구 '미디어데이&팬페스트' 삼성라이온즈 대표로 참석한 (왼쪽부터)류중일 감독, 장원삼, 김상수. ⓒNews1
 
◇9개 구단 감독의 시즌 각오는?
 
류중일 삼성 감독은 "3년 연속 우승의 기쁨을 잠시 내려놓겠다.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선에 서겠다."고 말문을 연 후 "오승환과 배영섭이 빠진 자리는 안지만과 정형식이 잘 메워줄 것이다. 잘 해보겠다"고 말했다.
 
송일수 두산 감독은 "여러분 반갑습니다. 올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여러분에게 열심히 하는 야구를 선보이겠다"라며 "주장 홍성흔과 오재원, 이용찬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개막전에서 LG를 잡겠다"고 말했다. 한국어가 서툰 송 감독은 개인 통역과 함께 나왔다. 하지만 송 감독은 "여러분 반갑습니다"란 어구는 한국어로 말했다.
 
지난 시즌 무려 11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LG를 이끄는 김기태 감독은 "팬들에게 항상 감사한다. 먼저 모든 팬들께서 항상 건강하길 바라고 올해 또한 프로야구를 많이 사랑해주길 바란다"며 "올 시즌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더 높은 곳을 향해 가겠다"고 밝혔다.
 
'거포 타선'을 이끄는 염경엽 넥센 감독은 "지난해 마지막 경기들이 아쉬웠다. 선수들이 올시즌을 시작하며 집중력을 가졌고,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정말 열심히 해줬다"면서 "윤석민의 합류와 신인들의 활약을 통해 전력이 보강됐다. 올시즌 넥센의 키워드가 '한 경기 최선, 한 시간 집중'이다. 야구장 방문해, 응원 많이 해달라"며 수줍게 웃었다.
 
시범경기 성적이 꼴찌에 머문 롯데의 김시진 감독은 "시범경기가 전부는 아닙니다"라고 웃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우리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 준비하는 과정이었고, 100%가 아니었다"며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올해 팬들을 속시원하게 해주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단디(단단히·잘) 하겠다"면서 올시즌 부활하겠다는 각오를 되새겼다.
 
지난해 6위로 6년만에 가을 야구를 쉬게 된 SK의 이만수 감독은 "큰 나무 혼자서는 숲을 못 이룬다. 모두 하나가 된다면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며 "올해 SK를 향해 많은 사람들이 4강이 어렵다고 하다. 그렇지만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SK 투게더'를 외친다. 주장인 박진만 선수를 통해서 좋은 분위기로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막내 구단'의 돌풍을 일으킨 NC의 수장 김경문 감독도 "지난 시즌에 비해 선수가 많이 보강돼 좋다. 선수들이 좋아져 감독의 경기 운영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며 "특정 팀에 승률이 많이 낮았다. 올해는 8개팀에 모두 대등한 경기를 하고픈 것이 목표다. 올해는 NC가 다크호스로 바람을 일으켰으면 한다. 2년차이지만 겸손하게 배우며 포스트시즌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8위와 9위를 기록한 선동렬 KIA 감독과 김응용 한화 감독은 발언을 아꼈다. 선 감독은 "저는 말을 아끼고 싶다:며 "선수들이 땀 많이 흘리며 준비했다. 챔피언스필드에서 팬들과 가을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성적이 좋지 않아) 할 말이 없다"며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 많이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24일 오후 서울 이화여대(서울시 서대문구 대현동) ECC 삼성홀에서 열린 프로야구 '미디어데이&팬페스트' NC다이노스 대표로 참석한 (왼쪽부터)외야수 나성범, 김경문 감독, 투수 이재학. ⓒNews1
 
◇우승팀은 모르지만 다크호스는 'NC'
 
감독들은 우승 후보를 꼽는 질문에는 답변을 많이 망설였지만 다크호스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NC로 통일된 모습을 보였다.
 
류중일 삼성 감독, 김기태 LG 감독, 염경엽 넥센 감독, 김경문 NC 감독, 선동열 KIA 감독은 9개팀 모두 우승 후보라고 답했다. 이들은 '9개팀 전력의 평준화'를 이유로 들었다.
 
자신이 이끄는 팀이 우승할 것이라는 감독도 3명이나 나왔다. 송일수 두산 감독과 김시진 롯데 감독, 이만수 SK 감독이다.
 
특히 김시진 감독은 답변 전 "올해 우승팀은 어디입니까"라고 롯데 팬들을 향해 질문해 많은 팬들의 환호성을 나오도록 유도해 주목을 받았다.
 
자신의 팀이 아닌 하나의 다른 팀을 거명한 감독은 KIA 김응용 감독 뿐이었다. 김 감독은 KIA가 올해 우승을 달성할 것으로 봤다.
 
올시즌 '다크호스'에 대해선 지난해 1~7위 팀의 감독인 류중일, 송일수, 김기태, 염경엽, 김시진, 이만수, 김경문 감독이 일제히 NC를 선택했다.
 
류 감독은 망설임없이 "다크호스는 엔씹니다. 엔씨"라고 말했다. 김기태 감독은 한화와 함께, 이만수 감독은 롯데와 함께 NC를 택했다.
 
김경문 감독은 자신이 이끄는 팀에 대해 "올시즌 NC가 다크호스라고 힘줘 말하고 싶다"는 자신있는 모습을 선보여 많은 청중의 박수를 이끌었다.
 
선동렬 감독은 다크호스로 한화를 꼽았고, 김응룡 감독은 답변을 피했다.
 
◇24일 오후 서울 이화여대(서울시 서대문구 대현동) ECC 삼성홀에서 열린 프로야구 '미디어데이&팬페스트' 행사를 보고 있는 배지현 아나운서. ⓒNews1
 
◇개막전 선발,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 팀만 발표
 
올해 프로야구 개막전은 오는 29일 LG-두산(서울 잠실), 넥센-SK(인천 문학), KIA-삼성(대구), 한화-롯데(부산 사직) 경기다. 하지만 선발 투수를 밝힌 감독은 삼성, 두산, LG, 넥센을 이끄는 감독 뿐이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 팀을 이끈 수장들이다. 
 
지난해 우승팀 삼성은 개막전에 토종 선발 윤성환을, 넥센은 2012년부터 선발로 활약 중인 앤디 밴 헤켄을 마운드에 올린다.
 
두산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에게 최근 4년 연속 개막전 선발을 맡겼다. 두산과 개막전을 치르는 '잠실 라이벌' LG는 지난해 두산에서 이적해온 김선우를 선발로 깜짝 내세우며 혈전을 예고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두 번째(경기)는 벤덴헐크로 출발하겠다"며 개막 2연전의 둘째 날 경기인 30일 경기의 선발 또한 밝혔다.
 
반면 김시진 롯데 감독은 "롯데자이언츠, 29일 뵙겠습니다"라며 기대를 북돋는 발언을 했지만 "그리고 선발 투수.. 죄송합니다. 29일에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답변을 피했다.
 
이만수, 김경문, 선동렬 감독은 관련 내용 자체를 꺼내지 않았고, 김응룡 감독은 "선발을 발표하려 했는데 김시진 감독이 발표를 하지 않아서 예의상 밝힐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24일 오후 서울 이화여대(서울시 서대문구 대현동) ECC 삼성홀에서 열린 프로야구 '미디어데이&팬페스트' 행사에서 이화여대 학생들이 선발한 인기 선수로 꼽힌 김광현(SK)가 이화여대 야구동아리 '플레이걸스'의 주장인 백창은 씨에게 꽃다발을 받았다. ⓒNews1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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