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리포트)⑪이승환 ㅍㅍㅅㅅ 발행인 "모든 콘텐츠 목표는 '주목받기'"
2014-03-26 17:00:00 2014-04-14 14:12:28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몇 달전 페이스북 쪽지가 하나 왔다. "이승환이라는 사람인데 <ㅍㅍㅅㅅ>라는 웹진을 운영 중이다. 혹시 글을 써볼 생각이 없냐"는 제안이었다.
 
<ㅍㅍㅅㅅ>는 시사, 문화, IT, 생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체 제작 포스팅과 기고글로 운영되는 사이트다. 외부의 참여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는 허핑턴포스트와 유사하다. 다만 콘텐츠 성격은 다르다. ‘포스트 딴지일보’라고나 할까.
 
풍자, 조소, 재미, 독특한 시각 등 누리꾼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요소로 구성돼 있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젊은 기자로서 늘 새로움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기 때문에 승낙을 했고 모두 3번에 걸쳐 기고글을 올렸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반응이 썩 좋지 못했다. 솜씨도 많이 부족했거니와 기존 미디어 시스템 속에서 익힌 글이 <ㅍㅍㅅㅅ>와 어울리지 못했다. 다만 세 번째 글은 꽤 괜찮았다. 이승환 대표가 답답했던지 대폭 수정했기 덕분이다.
 
마치 마이더스의 손을 거친 것처럼 딱딱한 원문은 흥미로운 글로 변신했다. 대중의 기호와 기성매체 콘텐츠 사이 괴리감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였다. 그러다 이승환 대표가 취미로 했던 사이트 운영을 사업화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에 두가지 이유로 인터뷰를 요청했다.
 
<ㅍㅍㅅㅅ>는 대안미디어라 할 수 있다. 이승환 대표는 별로 이런 말을 좋아하진 않는다. 하지만 기성매체와 다른 형태를 띄면서 저널리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미디어산업은 대중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잡음이 많은 곳이다. 누가 복잡하게 엉킨 실타래를 풀 것인가. 
 
또 다른 측면에서 봐야할 것은 비즈니스 관점에서 미디어에 대한 전망과 판단이다. 여태껏 국내외 통틀어 미디어회사는 기업가치가 매우 낮았다. 수익성과 성장성 모두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에서는 재미있는 움직임이 불고 있다. 유망 신생매체를 유망 스타트업으로 보는 관점이 생긴 것이다.
 
대표적으로 제프 베조스 아마존 대표는 온라인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투자를 했고, 2011년 허핑턴포스트는 PSR(주가매출비율) 6~7배 규모인 3300억원에 인수됐다. 아울러 유명 벤처투자자인 마크 안드레센은 뉴스시장이 향후 10배 이상 성장할 수 있다는 낙관론을 제시했다. 과연 미디어산업은 죽음의 계곡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러한 흐름 가운데 <ㅍㅍㅅㅅ>가 꿈꾸는 것은 무엇일까. 이승환 플럭스미디어 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평범한 IT회사 직장인, 미디어 혁신 꿈꾸다"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 부탁합니다.
 
▲<ㅍㅍㅅㅅ> 발행인이자 플럭스미디어 대표를 맡고 있는 이승환입니다. 매체를 운영한지는 1년3개월 정도 됐습니다.
 
◇ 이승환 플럭스미디어 대표 (사진=뉴스토마토)
 
-요즘 어떤 일을 하시나요?
 
▲법인설립 준비하고 있고, 사무실 구축에 한창입니다. 그리고 수익화를 위해 광고주들 만나고 있습니다.
 
-먼저 대표님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어떤 커리어를 밟으셨나요?
 
▲5개 직장에서 소셜 PR매니저, CRM(고객관계관리), 패션뷰티 마케팅, 웹미디어 운영, 팟캐스트 관리 등 다양한 일을 했습니다.
 
-개인블로그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예. 10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인터넷 비즈니스, 블로그에 대한 경험이 지금 미디어를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됐나요?
 
▲글쎄요. 아예 없진 않았겠죠. 있다면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어떤 콘텐츠를 좋아하는지에 대한 감, 초기 필진을 섭외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쌓았죠.
 
◇ <ㅍㅍㅅㅅ> (사진=플럭스미디어)
 
-서비스구상 과정이 어땠나요?
 
▲원래는 슬로우뉴스라는 웹진에 글을 쓰고 있었어요. 그런데 스스로 조금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어요. 기존 편집진과 취향, 방향 등에서 생각이 달랐거든요. 물론 사이트 자체는 훌륭합니다. 아무튼 그래서 내 마음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에 임예인이라는 한의사 동생과 <ㅍㅍㅅㅅ>를 만들었죠. 그가 실질적인 공동창업자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처럼 초반에는 큰 목적이 없이 시작했습니다. 다만 “이름값으로 글 쓰는 사람이 아닌 진짜 전문가가 자기 분야에서 목소리를 내게 하자”라는 모토는 있었습니다. 또 제가 운영하는 언론이 자존심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함께 서비스를 일궜던 동료들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저를 제외한 정규직원은 1명입니다. 김수빈이라는 기자 출신 동료이고요. 아마 대한민국 젊은이 중 해외의 미디어 동향을 가장 잘 읽는 친구일 것입니다. 이와 별개로 현재 9명의 편집진이 있습니다. 이들과 매일 회의를 빙자한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 언론 분야나 창업에 관심이 많았나요?
 
▲기자를 생각한 적은 있습니다. 신문도 열심히 봤죠. 하지만 기성언론에서 일하는 게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입사준비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창업에 대해서는 가치관 자체가 “재미있으면 한다” 식인데요. 회사에 다니는 것보다 사이트에 집중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습니다.
 
- 첫 창업인가요?
 
▲그렇습니다.
 
-자본금 규모가 어떻게 되나요.
 
▲아직 법인설립을 못했는데요. 굉장히 작다고 보면 됩니다. <ㅍㅍㅅㅅ>를 운영하면서 필진들 술 사주느라 많은 돈을 모으지는 못했어요.
 
-5000만원 이하인가요?
 
▲그럴 것 같습니다.
 
-금방 소진될 것 같은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어차피 인원이 2명에 불과하고 임대료를 비롯해 기타 고정비는 거의 들어가지 않으니 3개월 안에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겠다 예상하고 있습니다.
 
-외부투자 현황도 궁금합니다.
 
▲더 좋은 미디어를 만드는 데 필요하다면 환영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일단 오너십을 가져가려고 합니다.
 
-전 직장인 코리아센터닷컴은 무슨 관계인가요?
 
▲<ㅍㅍㅅㅅ>는 코리아센터닷컴과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다만 사장님이 미디어사업에 관심이 있었고 “회사에서 너처럼 특이한 애도 좀 있어야지”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겸업을 용인해줬을 뿐만 아니라 사무실도 무료로 내줬습니다. 감사할 따름입니다.
 
◇ 아직은 텅 빈 사무실 (사진=뉴스토마토)
 
-내가 왜 이런 힘든 것을 하나 싶은 적은 없었나요?
 
▲1년 넘게 운영하며 책임감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 매체입니다.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물론 밥을 굶게 되면 이야기가 다르겠죠.
 
-혹시 투자나 채용은 더 이뤄지나요?
 
▲성장 가능성이 생기거나 광고 일감이 늘어날 경우에는 그럴 수 있겠지요. 다만 지금은 내일조차 모르는 상황입니다.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가장 기쁠 때는 언제인가요? 참고로 기자인 저는 조금이나마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입니다.
 
▲더 좋은 필자의 더 좋은 글이 알려질 때입니다. 세상에는 아직 알려야 할 훌륭한 목소리가 많습니다.
 
◇"혜성처럼 등장..월간 순방문자수 80만명"
 
-서비스 정착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요. 사이트 개발과 비용유지는 어떻게 했나요?
 
▲개발과 운영은 편집진 중 개발자 한명이 자발적 노동착취로 버텼습니다. 실력이 있는 친구입니다. 사이트 자체는 잘 만들었어요. 나중에 개편을 하게 된다면 외주를 줄 생각입니다. 서버는 모 업체에서 소형 배너광고 하나 걸고 빌려줬습니다.
 
-<ㅍㅍㅅㅅ>는 혜성처럼 나타난 매체 같아요. 어떻게 자리를 잡았나요.
 
▲첫 번째로 어떻게 편집하면 사람들에게 먹힐까 이런 부분에서 많은 고민을 했고, 이 분야에서 나름 괜찮은 역량이 있다고 봐요. 그리고 예전부타 블로그나 페이스북을 하면서 시드유저라고 할까, 초반 지지자가 꽤 있었습니다.
 
이밖에도 대선과 같은 특수도 있었죠. 마케팅은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글과 매체에 대한 사람들의 니즈가 있었을 뿐이죠.
 
◇ 익살스러운 표정의 이승환 대표 (사진=플럭스미디어)
 
-편집원칙이 궁금합니다.
 
▲몇 가지 있어요. 대표적으로 “독자를 배신하면 안된다”, “독자를 신경 쓰면 안된다”가 있어요. 처음에는 트래픽 확대를 위해 질을 낮춰볼까 고민을 했어요. 하지만 독자를 배신하게 되요. 수준이 무척 높거든요. 그리고 원칙도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일관성 있게 사이트를 운영해야 합니다.
 
-이것은 소신에 가까운 것인데요. 대중이 좋아하는 것은 어떻게 캐치하나요. <ㅍㅍㅅㅅ>가 기성언론이 다루지 않은데 사람들이 관심 갖는 것을 재미있게 보여준다고 봅니다.
 
▲설명하기 어렵죠. 다만 재미있고, 유용하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요. 예컨대 주목도 높은 단신뉴스를 배경과 함께 재미있게 풀어쓰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죠.
 
-혹시 트래픽이나 매출지표에 대해 물어봐도 될까요?
 
▲월 순방문자수 80만명, 페이지뷰 120만건입니다. 추가로 접속당 평균 방문시간이 1분30초가 넘고, 재방문 및 SNS를 통한 유입이 많습니다. 열독률이 높은 셈이죠. 아직 매출은 없지만, 제휴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어서 곧 발생할 것 같습니다.
 
-이용자층은 어떤가요?
 
▲페이스북 페이지와 구글 애널리틱스를 봤을 때 20대와 30대가 75% 정도이고 이중에서도 고학력, 좋은 직장을 가진 분들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편집진의 니즈가 투영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파격포맷.."콘텐츠의 숙명은 주목시키는 것"
 
-이처럼 좋은 반응을 얻어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90%는 좋은 글을 주신 필진, 10%는 그것을 빛날 수 있게 해준 운입니다.
 
-이밖에 미디어로서 <ㅍㅍㅅㅅ>만의 강점이 있다면요?
 
▲너무 심각하고 무겁지 않고 발랄한 글, 기존 스트레이트 및 박스 기사에 얽매이지 않는 형식, 이름값이 아닌 전문성으로 승부하는 필자들, 기성의 시각에 반하면서도 객관성을 잃지 않는 자세, 이 모든 걸 얻어낼 수 있었던 제 운이 있었다고 봅니다.
 
-기고 기반이라는 점에서는 허핑턴포스트와 유사하다고 봅니다.
 
▲다른 점이 있어요. 꼭 허핑턴포스트를 찍어서 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기고 기반의 매체를 살펴보면 유명인들을 상대로 글을 받곤 하는데요. 자세히 살펴보면 별로 의미가 없는 글이 많아요. 반면 우리는 명성과 무관하게 실력 있는 전문가들로부터 선별과정을 거친 글을 받죠.
 
◇ 허핑턴포스트 (사진=허핑턴포스트)
 
-원고료 지급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허핑턴포스트의 방향이 꼭 나쁘다고는 보지 않아요. 다만 저는 생각이 달라요. 지금은 못해도 나중에 꼭 지급할 것입니다. 이는 매출을 발생시키려는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실 몇 번 기고를 하긴 했는데 스트레이트, 박스기사 작성을 하다가 <ㅍㅍㅅㅅ>에 맞게 글을 쓰려니 쉽지 않았습니다. 이 질문을 왜 하냐면 유머나 풍자코드가 강한데 뉴스는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세상 모든 것은 콘텐츠로 이루어져 있고, 뉴스 역시 수많은 콘텐츠 중 하나의 형식입니다. 그리고 모든 콘텐츠의 숙명은 ‘주목시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뉴스는 너무 오랜 시간 고정된 형식을 유지했고, 변화하는 다른 콘텐츠 형식에 밀리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저는 뉴스라는 정의를 내리고 싶지 않습니다. 사람들을 주목시키면서 의미를 갖는 무언가를 만들어가고 있을 뿐이죠. 다만 우리가 뉴스라고 정의했던 무언가는 이제 완전히 바뀌어버릴 것이라 생각합니다.
 
◇ 유머와 풍자코드는 <ㅍㅍㅅㅅ>의 주요한 키워드다. (사진제공=플럭스미디어)
 
◇"기성매체는 기성매체대로, 우리는 우리대로"
 
-예전 언론인터뷰에서 기성매체에 아쉬운 점이 많다는 의견을 표한 적이 있어요.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국내 미디어업체들이 잘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환경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고요. 그럼에도 제가 가진 불만들은 정파성이 너무 강해서 최소한의 객관성을 상실할 때가 있고, 인간관계나 이름값에 얽매어 전문성 없는 필자를 영입하고, 재미가 없고, 친절하지 않고, 결정적으로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아울러 지속적으로 유통망이 바뀌고 있는데 콘텐츠는 그대로에요. 따라서 앞으로 전망에 회의적이며 현재 위치를 고수할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유통 측면에서는 그럴 수 있어요. 하지만 저널리즘 측면에서는 다른 생각이 나올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기성언론을 비웃곤 합니다만 검색어 장사, 정파성 보도 등 빙산의 일각이라 할 수 있는 '부정적인 면'만을 보는 것 같아요. 기성언론은 여전히 제도권 속에서 저널리즘을 수행하고 있고 파괴력을 발휘하고 있거든요.
 
▲예. 기성언론이 여전히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이와 비슷한 관점에서 드리는 질문인데요. <ㅍㅍㅅㅅ>가 펙트나 검증된 비평이 없이 그저 이러쿵 저러쿵 잡담하는 사이트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있다면 어떻게 생각하세요? 즉 기성매체가 안고 있는 숙제의 해답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죠.
 
예컨대 하나의 파괴력 있는 보도기사가 나오기까지 언론은 이슈 모니터링, 아이템 구상, 취재, 사실확인, 기사작성, 수많은 외압과 피드백에 대한 대응 등 복잡하고 전문적인 과정을 수행합니다. 일반인이나 대안미디어가 이를 대신할 수 있을까요?
 
▲저는 대안이라는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들 자기 할 일을 하면 되는 것이죠. 1차 펙트 전달과 검증을 위한 기성언론의 역할은 당연히 중요합니다. 문제는 이 부분마저도 약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ㅍㅍㅅㅅ>는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나요?
 
▲나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자평합니다. 실제 기성언론이 잘못 접근했던 이슈를 제대로 설명해준 콘텐츠가 많은 반응을 얻었고 세상을 바꾸는 데 일조했죠. 
 
-그것은 미디어 비평에 불과하지 않나요?
 
▲그렇지 않아요. 기자들이 보지 못한 진실을 대신 조명한 것이죠.
 
◇ <ㅍㅍㅅㅅ>는 최근 치킨이 위해하다는 모 방송 프로그램에 대해 반론 포스팅을 올렸고, SNS에서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냈다. (사진=플럭스미디어)
 
-스스로 콘텐츠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를 내리세요?
 
▲제가 편집을 대충하긴 하지만 전반적인 퀄리티는 매우 높은 편이라 자부합니다. 이것이 <ㅍㅍㅅㅅ>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유일한 원동력이기도 하고요.
 
-<ㅍㅍㅅㅅ>는 정파성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나요?
 
▲물론 존재합니다. 다만 그것이 보편적 상식에 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자? 글쎄..하지만 BEP는 3개월 안에"
 
-이번에는 비즈니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요. 혹시 개인적으로 <ㅍㅍㅅㅅ>를 통해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나요?
 
▲무엇을 통해서든 돈이 많아지면 좋죠. <ㅍㅍㅅㅅ>를 통해서 부자를 되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란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벤처투자자들을 만나보면 은근히 미디어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습니다. 세상을 바꿀 수 있어야 멀티플(가치배수)이 높아지는데 미디어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믿음 같아요. <ㅍㅍㅅㅅ>는 그냥 재미있게 대안언론을 만드는 데만 관심이 있나요? 아니면 머독처럼 전문경영자로서 규모 있는 사업체를 키워보고 싶진 않나요?
 
▲사실 이런저런 이야기가 들어오긴 하는데, 일단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돈이 넘쳐나면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솔직히 깊게 고민하진 않았어요. 
 
-벤치마킹 대상은 무엇이었나요?
 
▲벤치마킹 대상은 없었고, 가장 많은 영향을 준 건 슬로우뉴스였습니다. 다만 딴지일보, 서프라이즈, 허핑턴포스트, 버즈피드 등 많은 매체가 은연 중 영향을 줬으리라 생각합니다. 약간의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 더 많은 훌륭한 미디어가 탄생하는 데 <ㅍㅍㅅㅅ>가 조금이라도 영감과 지혜를 줬으면 하는 것입니다.
 
-경쟁사업자와 협업사업자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존재하는 모든 콘텐츠 사업자가 경쟁 사업자입니다. 협업사업자는 수익창출을 함께 할 수 있다면 어디든 환영입니다. 이미 많은 곳과 접촉했고, 좋은 쪽으로 발전할 것이라 봅니다.
 
-법인이니 만큼 실적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어떻게 매출을 낼 생각인가요?
 
▲좀 더 효과적인 광고모델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광고도 이제 콘텐츠로 넘어가야 하는데 기존의 것은 광고주 메시지를 억지로 넣는 노이즈 마케팅이었죠.
 
그래서 재미있고, 정보가치가 있어서 광고인지 알면서도 소비자가 좋아하고 공유하는, 그런 광고 포스팅을 만들고 있습니다. 창의적 콘텐츠를 넣은 광고라고 하면 될까요. 모바일 시대에서는 배너광고나 검색광고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텐데요. 이를 겨냥했다고도 보면 될 것 같습니다.
 
◇ 주요 언론사 사이트의 순수 온라인사업 매출은 100억~200억원 규모다. 기성언론에게는 작은 규모이지만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작다고 볼 수 없는 규모다. (사진=뉴스토마토)
 
-단가는 얼마나 되나요?
 
▲작은 것은 수십만원, 규모가 있는 것은 수백만원으로 잡고 있습니다.
 
-다른 비즈니스 모델은 없나요? 일반적인 배너광고는요?
 
▲물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고도화 방향에 대해 궁금합니다.
 
▲많은데요. 자원이 부족해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따라서 계획을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습니다.
 
-미디어 비즈니스의 미래는 기자나 편집자가 아닌 개발자나 기획자 손에 달렸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즉 기술혁신을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죠. 어떻게 생각하나요?
 
▲글쎄요. 개인적으로 기획자 생활을 했고 개발자들과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하지만 중요도가 절대적이라 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콘텐츠와 틀, 모두 훌륭해야 합니다.
 
-<ㅍㅍㅅㅅ>의 장기적인 비전은 무엇인가요?
 
▲다시 말해 더 좋은 콘텐츠를 더 널리 퍼뜨리는 것. 미디어에 그 이상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목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재미있는 실험을 많이 해보고 싶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전문가들은 플럭스미디어를 어떻게 평가할까?
 
스타트업리포트 자문단은 정체된 미디어 분야의 혁신을 모색한 플럭스미디어의 도전에 격려를 보냈다.
 
이중에서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는 “흥미로운 접근이 눈에 띈다”며 “창업자의 편집방향은 실제 많은 이용자들의 원하는 것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고 호평했다. 아울러 트래픽 지표 또한 상당히 인상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자문단은 공통적으로 창업자가 기업가보다 미디어 편집인로서 활동의 초점을 맞춘 데 아쉬움을 표했다. 대표적으로 김지현 카이스트 교수는 “독특한 콘텐츠 포맷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아울러 경쟁사가 많은 만큼 차별화 전략 또한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장은 시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1~2위 매체의 온라인사업이 고작 100억~200억원에 불과한 국내에서 벤처기업으로서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더욱 혁신적이고 공격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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