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14일 차기 방송통신위원장에 법조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최성준(사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내정된 데 대해 업계 안팎의 해석이 분분하다.
최 내정자는 지난 2월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맡은지 불과 한달만에 방통위 수장으로 발탁됐다. 방송통신과 특별한 연관성은 없다.
이 때문에 최 내정자의 발탁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이번 내정사실을 사전에 방통위나 업계에서는 전혀 몰랐으며, 발표가 나자 최 내정자가 누구인지 파악하는데 분주했다는 후문이다.
그동안 방통위원장 자리는 방송위원회 시절을 포함해 정치권 인사나 언론인, 공무원 출신이 주로 맡아왔다.
청와대는 최 내정자의 인선 배경에 대해 청렴함과 모든 분야를 두루 거친 판사 경력이 방통위 업무에 적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송통신 전문가인 이경재 위원장을 연임하지 않고 법률 전문가를 전격 기용했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는 규제개혁에 대한 박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친박인사로 한때 연임이 유력했던 이경재 현 위원장은 결국 연임에 실패해 오는 25일 임기를 만료하고 물러나게 된다.
이경재 위원장의 연임실패 배경을 놓고서는 많은 말이 나온다.
이 위원장이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 문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했고 방통위 소관 법안을 최근에 단 한건도 처리하지 못한 만큼, 친박인사라 할지라도 실적이 없으면 언제라도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청와대로 간 KBS 기자출신 민경욱 대변인 선임과 관련해 "KBS 윤리강령을 위배했다"고 직언을 날린 것도 연임실패의 또다른 원인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최 내정자에 대해 방통위와 업계에서는 아직 평가를 유보하고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인사라서 이와 관련해 면밀히 분석 중에 있다"며 "그동안 통신분야나 방송쪽 업무에 이해도가 높았던 사람이 아닌 법조계 출신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을 심도있게 다뤘던 만큼 정책에 대한 해석과 균형감각은 탁월하겠지만 방송이나 통신산업과의 연관성을 찾기 어려워 뚜렷한 해석을 내놓고 있지 못한 상태다.
이에 대해 최 내정자는 "방송이나 통신 분야에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특허법원에 근무하며 지적재산권에 대해 열심히 공부했고, 또 관련사건을 많이 처리해 왔다"며 "방송통신 전문가와 법률가 등으로 구성된 각 위원들과 서로 보완하며 이끌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 내정자가 청문회를 거치고 취임하면 조속히 해결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대한 영업정지 시행시기를 결정하는 것이다.
또 미래부와 공동으로 진행중인 '유료방송 규제체계 일원화' 방안에 대해 매듭을 짓는 등 연내에 방송법과 IPTV법을 통합하는 최종안을 도출해야 한다. 국회 계류중인 단말기 유통법 처리도 최 내정자가 처리해야 할 과제다.
청와대는 신임 방통위원장의 국회 청문회를 다음주 중으로 요청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이 퇴임하는 오는 25일부터 국회 청문회 과정을 거치려면 최소한 10일 안팎의 업무공백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오는 17일 종편 재승인과 관련해 전체회의가 개최되면 당분간 급한 업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새 방통위원장과 3기 상임위원 3명의 인선이 마무리됨에 따라 이제 청와대가 추천하는 나머지 상임위원 1인의 인선만 남겨두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청와대 추천 상임위원 1명의 인선이 마무리되면 3기 위원회가 조속히 꾸려져 업무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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