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균 (사진제공=판타지오)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배우 김성균은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에서 실감나는 건달연기를 통해 대중과 처음 만났다. 그를 두고 "정말 조직생활하던 사람이 연기를 하나"라는 말을 해본 사람이 적지 않을 듯 싶다.
김성균은 이후 '이웃사람',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용의자' 등 여러 작품에서 살인마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가 맡은 인물은 누구보다도 잔혹했다. 김성균이라는 배우의 이미지가 굳어지는 듯 했다.
그러던 그가 tvN '응답하라 1994'를 통해 180도 연기변신에 성공했다. '삼천포'와 '러블리라'는 단어를 조합한 '포블리'가 김성균의 애칭이 됐을 정도다.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 구축에 성공한 김성균을 최근 만났다.
◇"드라마는 드라마로 스쳐지나가리라"
"드라마는 드라마로 스쳐 지나갈 것이라고 봅니다. 반응이 폭발적인 것은 저에게 있어 축복이었던 것 같아요. 행복했고요. 작품이 진행되면 진행될 수록 20대 초반의 내 감성들이 살아나면서 잊고 있었던 20대를 떠올리게 했어요. 아마 이 작품을 안했다면 가슴이 삭막해지고 감성이 메말랐을 것 같아요."
앞서 언급한대로 김성균이 맡은 작품의 캐릭터는 대부분 사나운 삶을 살았다. 대부분이 살인을 했거나, 살인을 할 운명인 사람들이었다. 이런 필모그래피가 김성균에게도 피로감을 줬다고 한다.
그는 "배우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다작을 했어요. 계속 더 배워야겠구나라는 생각 뿐이었죠. 그러면서 마음이 다쳤고, 딱딱해졌죠"라고 말했다.
이어 "메말랐던 감성을 '응사'를 통해서 녹일 수가 있었어요. 따뜻한 역할도 거의 처음이었고, 키스신이나 부드러운 연기 대부분이 처음이었죠. 스태프들과도 정말 친해져서 신촌하숙이 우리 집처럼 편안했어요. '응사'는 저에겐 힐링이 된 추억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김성균의 입지도 달라졌다. 광고를 섭렵했고, 제의를 받는 시나리오와 작품의 폭에 상당한 변화가 생겼다.
그는 이에 대해 "이전보다 캐릭터의 폭이 넓어졌어요. 포지션도 좋아졌고, 분량이나 비중도 많아졌죠"라며 "요리랑 비교해봤을 때 재료가 많아진 것 같아요. 재료가 적으면 뻔하게 만드는데 이제는 재료가 많아져서 이걸 다 어떻게 해야하나라는 즐거운 고민에 빠졌죠. 그러면서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앞섭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연기하는 사람이에요. 배우로서 기복이 있겠지만,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오래 길게 가는 배우가 될 겁니다. 지금 이슈가 되서 화제에 있는 상태지만 묵묵히 제 길을 갈 겁니다. 삼천포가 인기가 있는 거지 김성균은 똑같다고 생각해요. 초심을 잃지 않을 겁니다"고 다짐했다.
◇김성균 (사진제공=tvN)
◇"신원호 PD가 아니었다면.."
'응사'를 통해 행복을 느낀 김성균이지만 작품 제의를 받았을 당시에는 크게 당황했다고 한다. 걱정과 우려가 컸다. 그래도 이 작품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제작진이었다고 한다. 믿음을 줬기 때문이었다.
그는 "감독님이랑 작가님을 만났는데, 이 분들이 일하는 사람 같지 않고, 자기들끼리 이야기 보따리를 풀고 있더라고요. 저 역시도 거기에 호응하면서 '하하호호'했죠. 1994년도의 여러 에피소드를 나눴어요. 그 때 '이 분들은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일을 즐기는 사람들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뢰가 들었고, '응칠'을 보면서 믿음이 더 생겼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리고 신원호 PD와 약 5개월 이상을 동거동락했다. 작품 말미에는 생방송만큼 치열하게 촬영이 진행됐다. 잠을 잘 시간도 거의 없었다고 했다. 발음이 안 될만큼 피곤할 때도 있었다.
그는 이와 관련해 "감독님이 안고 가는 게 너무 컸어요. 현장에서 촬영하는 것 뿐 아니라 편집, 음악 선곡 등 체력적으로 힘들 수 밖에 없었어요. 그런데도 웃음을 잃지 않더라고요. 기본적으로 유머러스한 것 같아요. 살인적인 스케줄이었는데 그걸 유머로 풀 수 있는 사람이라서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았어요. 신원호 감독님이 아니었다면 현장에서 아마 사단이 났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도희-김성균 (사진제공=tvN)
◇김성균에게 도희란?
김성균은 '응사'에서 도희와 처음으로 러브라인을 이뤘다. 도희는 김성균보다 14살이 어리다. 연기 경험도 전무했다.
김성균은 이와 관련해 "처음에 걱정이 컸어요. 나이 차이도 너무 많이 나고 여자아이기도 하고요. 러브라인도 많이 해야됐고요. 도희 걱정보다는 제 걱정이었죠. 평소에 이렇게 어린 여자를 접할 기회가 없었거든요. 어떻게 대해야 할지 제 태도에 대해 걱정했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걱정은 기우였다.
그는 "도희는 멘탈이 정말 강한 친구에요. 어려움을 버텨내고 이겨내고, 자기 자리에 서 있을 줄 알아요. 확 신뢰가 생기더라고요. 그 때부터는 도희가 어리지만 나이가 중요해지지 않는거죠. 동료로서 보게 되고 연인으로 보게 되는 거죠. 실제로도 대하기 편하고 소탈하고 오빠 장난을 잘 받아치기도 해요. 재능이 남다른 친구에요"라고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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