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남과 충청, 경기 등 서해안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정부는 비상상황에 대비한 원스톱 비상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
26일 정홍원 국무총리는 AI 확산 관련, 긴급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AI 발생 신고지역을 중심으로 차단노력을 했지만 전남과 충남, 경기지역에서 AI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대책 상황실을 보강하고 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원스톱 비상체제를 가동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날 정 총리는 "현재 AI는 철새 이동 경로를 따라 집중 발생하고 있지만 이동 경로가 아닌 지역에서도 경각심을 늦추지 말고 확산 방지에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26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충남 부여의 종계장에서 폐사한 닭이 처분장으로 옮겨지고 있다.ⓒNews1
당장 설 연휴 귀성인파를 타고 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우려가 커짐에 따라 방역당국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앞으로 AI가 확인되면 발생 지역 반경 500m 내 오리와 닭을 모두 살처분하고, 고병원성으로 확진되면 반경 3㎞에서 살처분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전까지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나와야만 발생 지역 반경 3㎞ 내 오리를 대상으로 살처분을 실시했다. 하지만 최근 충남 부여에서 닭 까지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만큼 AI 감염성이 높은 가금류에 대해 전면적인 차단방역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방역당국은 현재까지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은 전북 고창과 부안, 정읍, 충남 부여 등에서 닭 9만여마리, 오리 38만여마리 등 총 48만8250마리를 살처분했다.
단, 정부는 전국적인 이동 통제(Standstill)를 발령하거나 긴급조치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하지는 않기로 했다. 아직까지 전국적으로 AI가 확산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방역대책을 가동하기 이르다는 판단에서다.
권재한 농림부 축산정책국장은 "현재 AI가 농가에서 농가로 전파되는 게 아니라 철새 분변에 의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차단방역을 확실히 하면 전국에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상황을 보면서 필요할 경우 추가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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