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엔저로 침울 명동, 中 왕서방 맞이에 '들썩 들썩'
중국인 '유별난 금 사랑'..금 마스크팩 시트가 48만원?
중국어 가능 사원까지..총성 없는 할인 전쟁 中
2014-01-24 17:30:03 2014-01-24 17:33:49
[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요즘 관광객들이 크게 줄면서 매출이 절반 이상 떨어진 가게가 아마 80% 이상이라고 보면 될 겁니다. 이번 춘절기간 대목장사를 위한 만반의 준비로 다들 정신  없어요."
 
엔저로 일본인 광광객이 사라지면서 침울했던 명동거리가 오랜만에 중국인 관광객들을 기다리는 설렘으로 들떠 있었다.
 
◇명동 메인거리 입구 모습.(사진제공=김수경기자)
 
24일 점심 무렵 찾은 명동거리는 중국 춘절(1월31~2월6일)연휴를 앞두고 '왕서방' 맞을 준비에 한창이었다.
 
매장마다 온통 중국인 선호 맞춤 일색으로 새롭게 단장한 것이 눈에 띄었다. 특히 거의 모든 매장에서 빠지지 않고 볼 수 있는 아이템이 바로 금이다. 금 천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심지어 금을 메인 아이템으로 매장 인테리어까지 새롭게 바꾼 곳도 눈에 띄었다.
 
명동 거리를 지날때 마다 화장품 매장 앞에서 섞여 들려오던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인사말은 이제 모두 중국어로 통일돼 있었다. 중국어 가능 판매사원을 늘리는 것은 기본이고 중국어로 제작된 광고물을 모두 매장 앞에 내걸었다.
 
A브랜드 매장 점원은 "우리 매장은 이제 모두 중국어 사용이 가능한 직원들 밖에 없다"며 "춘절 기간동안 손님이 몰려들 것에 대비해 시간제로 조선족 출신 아르바이트생도 2~3명 추가로 모집해 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 화장품 브랜드숍들이 매장 전면에 배치한 상품들이다. 모두 금 성분이 함유된 고급 마스크팩 세트. 미샤, 토니모리, 네이처리퍼블릭 할 것 없이 경쟁적으로 상품을 진열해 놓고 중국인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미샤에서 1+1 묶음으로 판매되고 있는 '프라임 골드24k 마스크팩'의 가격은 무려 48만원이다.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비싼 가격대다. 면세점에서만 판매되는 제품이지만 중국인 고객을 위해 명동 매장에서만 단독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매장의 화장품 매장마다 금 성분이 포함된 마스크팩 세트를 매장 전명에 배치해 놓고 있다.(사진=김수경 기자)
 
미샤 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의 금 성분 포함 마스크팩 세트 가격은 10만원~30만원대를 호가할 정도다.
 
B브랜드 매장 매장 매니저는 "중국인들을 겨냥해 각 브랜드마다 고가의 금 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메인으로 매장에 전면 배치하고 있다"며 "가격은 비싸지만 작년에는 물량이 모자라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인들이 금을 워낙 유별나게 좋아하기 때문에 심지어 똑같은 제품도 금 색깔 포장지로만 바꿔도 매출이 배 이상 껑충 뛰기도 한다"고 귀뜸했다.
 
화장품에 이어 의류 역시 명동을 찾는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쇼핑 품목중 하나다.
 
특히 최근 중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중저가의 SPA브랜드들은 세일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이전보다 할인율을 대폭 끌어 올리면서 일부 브랜드 상품의 경우 할인율이 70%까지 적용되는 곳도 있었다.
 
◇의류 매장마다 경쟁적으로 할인전을 펼치면서 일부 브랜드의 경우 70%까지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 (사진=김수경 기자)
 
탑텐은 중국인 대상 주력 상품을 정해서 매장 한가운데 배치하고 물량을 대폭 확대했다. 춘절 기간 평소 대비 80%이상 매출 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잡았다.
 
탑텐 매장 직원은 "이번 춘절 기간 중국인들은 두꺼운 겨울철 의류보다는 얇은 스웨터 종류의 제품을 많이 찾을것 으로 예상된다"며 "봄 신상품 물량을 대량으로 주문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랜드에서 운영하는 미쏘도 외국인에 한해 신상품 가격을 현재 할인가에 10% 추가 할인혜택을 적용했다.
 
브랜드 매장 뿐 아니라 일반 보세 의류매장도 중국인 관광객을 모시기 위해 할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보세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모든 브랜드 매장들이 춘절 기간 큰 폭의 할인 이벤트를 벌이다 보니 이에 동참하지 않고는 도저히 장사를 할 수가 없다"며 "올해는 과감하게 반 값  할인 행사를 하기로 결정하고 재고로 쌓아둔 겨울 상품들을 싸게라도 많이 팔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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