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일본차의 대명사 토요타의 부진이 예사롭지 않다. 디젤을 앞세운 독일차의 광풍에 밀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예전의 지위를 잃었다.
토요타는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총 7438대를 판매해 전년(1만795대) 대비 판매량이 31.1% 급감했다. 같은 기간 수입차 시장에서의 점유율 역시 8.25%에서 4.75%로 반토막났다.
특히 5.81%였던 지난해 상반기 시장점유율이 하반기 3.79%로 낮아지는 등 흐름이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어 토요타의 고민은 커졌다.
BMW와 폭스바겐 등 독일차가 멀찌감치 앞서가는 데다 포드가 매섭게 추격하고 있어 토요타의 입지는 더 불안한 형국이다.
포드는 지난해 연간 판매 7214대를 기록했다. 2012년 5126대에 비해 무려 40.7% 급증한 것으로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토요타와의 차이도 단 224대에 불과하다.
지난해 상반기 4.42%였던 포드의 시장점유율은 하반기 4.78%까지 높아지며 토요타를 바짝 쫓고 있다. 하반기엔 오히려 토요타의 점유율을 앞지르며 추격의 속도를 높였다.
업계에서는 토요타의 이 같은 부진의 이유로 지난 2010년 미국에서 발생한 가속페달 결함을 꼽고 있다. '품질의 대명사'로 불리던 토요타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타가 된 것은 당연지사. 사상 최악의 리콜 사태를 낳으면서 시장의 신뢰는 수직하강했다. 당시 여파가 토요타의 발목을 계속해서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전망은 그다지 부정적이지 않다.
우선 엔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꼽힌다. 엔저에 힘입어 가격 경쟁력을 회복할 경우 판매량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한 개별소비세 인하로 토요타의 전 모델 가격이 낮아진 점 또한 판매량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올해 뚜렷한 신차가 없다는 점은 토요타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신차 효과'의 파급력이 엄청난 만큼 신차 부재는 곧 상승 모멘텀이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 말 2014년형 시에나 3.5 AWD와 SUV FJ 크루저 출시 이후 올해 토요타가 내놓을 신차가 딱히 없어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토요타는 신차 부재를 SUV와 하이브리드로 메우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SUV 시장 확대에 발맞춰 토요타 역시 SUV에 마케팅의 초점을 맞추고 국내에서도 하이브리드 명가로서의 입지를 바로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지난해 FJ 크루저와 시에나 4륜 구동 모델, RAV4 등 다양한 SUV 라인업을 구축했다"며 "이를 무기로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국내 SUV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현대·기아차에서도 다양한 하이브리드 모델이 판매되고 있어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토요타의 강점인 하이브리드 판매 역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토요타 RAV4와 FJ 크루저, 시에나.(왼쪽부터. 사진=토요타)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