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평면모니터(2D)에 존재하는 가상의 제품과 아이디어가 생명력(3D)을 얻는 공간 ‘팹랩’.
팹랩이란 MIT미디어랩에서 처음 시작된 제작실험실(fabrication laboratory)을 뜻하는 용어로 과학기술기반의 제조업 스타트업들의 위한 ‘시작품’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다.
매서운 추위가 몰아친 지난 9일 서울시 종로구 세운상가 5층에 위치한 SK팹랩서울(이하 팹랩서울)을 찾았다.
◇팹랩서울 사무실 전경(사진=최준호 기자)
지난해 4월 문을 연 이 곳은 타이드인스티튜트(이하 타이드)가 운영하고
SK텔레콤(017670)이 후원하고 있는 국내 최초의 팹랩으로, 과학기술 기반의 제조업 창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기자가 찾은 이른 아침 시간에도 팹랩서울의 3D프리터는 한 예비창업자가 준비하고 있는 ‘필터’ 형태의 시작품을 만들기 위해 분주히 돌아가고 있었다.
송승근씨(동국대 4학년)는 "뉴스를 통해 시작품을 제작해 볼 수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팹랩서울에서 지난해 8주과정 워크숍을 듣는 등 이곳에서 친구들과 함께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세운상가에 팹랩이 있어 필요한 재료들을 바로 살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또 세운상가에는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노하우가 쌓인 전자산업의 ‘장인급’ 인력들이 많아 창업자들이 서로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팹랩서울에 있는 3D프린트(메이커봇 제품, 위), 3D프린트로 시작품을 만드는 모습(아래)(사진=최준호 기자)
팹랩서울에는 3D프린터가 총 4대가 있으며, 이 곳을 찾는 이용자는 한번에 최대 3시간 동안 이용할 수 있다. 1시간에 재료비 1000원 정도의 재료비만 내면 되기 때문에 큰 부담도 없다.
팹랩서울에는 이외에도 3D스캐너 2대, 레이저커터(합판 등을 자르거나 표면에 문양을 세기는 기계), CNC밀링머신(아크릴 등 원자재를 드릴로 깍는 기계) 등을 갖추고 있으며 향후 더 큰 밀링머신이라 할 수 있는 CNC라우터도 들여놓을 예정이다.
팹랩서울을 운영하는 타이드는 3D프린터를 이용한 창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다. 예비 제조업 스타트업들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커리큘럼이 준비돼 있다.
◇LCD부품(좌), ARDUINO(소형컴퓨터, 우) 등 다양한 소형 IT부품을 활용한 제조업 스타트업이 새로운 창업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사진=최준호 기자)
타이드 관계자는 “국내 IT기반 스타트업 창업자의 80~90%가 웹서비스 또는 모바일 서비스만 생각하고 있어, 창업 생태계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제조업 스타트업의 육성이 필요하다”며 “팹랩서울이 그 시작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타이드는 제조업 스타트업 분야를 더욱 활성화 시키기 위해 실험품·시작품 형태를 만드는 ‘팹랩서울’에 이어, 본격적인 시제품·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테크샵’의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비닐커터, 3D스캐너, 레이저커터, CNC밀링머신(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 사진=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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