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올해 가을, 베테랑 연극인들이 만드는 정통연극 한 편이 무대에 오른다. 극작가 이만희와 연출가 강영걸의 첫 번째 히트작 <그것은 목탁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이하 목탁구멍…)>가 그 주인공으로, 오는 9월23일부터 1주일 간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연극 <목탁구멍…>은 지난해 <불 좀 꺼주세요>, <피고 지고 피고 지고>에 이어 '이만희-강영걸 연극시리즈'로 무대에 오르는 세 번째 작품이다. 작가가 7년 동안이나 철학적 진리와 예술 세계, 인간 본성을 탐구하며 공을 들여 집필한 작품으로 1990년 대학로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초연한 이후 지속적으로 공연되며 서울연극제, 백상예술대상 등 굵직한 상을 휩쓸기도 했다.
이 작품은 조각가 출신 승려가 세속의 번뇌에서 벗어나 수행의 방편으로 불상을 만들면서 겪는 구도와 깨달음의 세계를 통해 인간과 예술의 본질을 다룬다. 제작을 맡은 극단 완자무늬는 <목탁구멍…>을 비롯해 앞으로 이어질 '이만희-강영걸 연극시리즈'를 통해 깊이 있는 정통연극의 진수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사진=김나볏 기자)
16일 공연에 임하는 각오를 새로 다지고자 출연진과 연출진, 제작진은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삭발식 겸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태수 극단 완자무늬 대표는 "<목탁구멍…>은 쉽고 가볍게 쓰여진 요즘 작품과 달리 깊이 있는 철학이 담긴 연극"이라고 소개하면서 "화술과 화법 중심의 연극으로 인생이 녹아 든 무대의 전범을 선보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기대를 모으는 대목은 오현경, 최종원, 이문수, 박팔영, 민경진, 배수백, 박민정 등 베테랑 배우들이 총출연한다는 점이다. 이번 작품에서 방장스님 역할을 맡는 오현경 배우는 "이렇게 나이 많은 배우들이 모인 것은 처음이 아닌가 싶다"면서 "연극은 혼자 하는 예술이 아니라서 앙상블 이루는 게 중요한데 이번에 그 점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목탁구멍…>이 불교라는 특정 종교에 그치지 않는 작품임을 강조했다. 기독교 신자라는 오현경은 "모든 예술이 그렇지만 특히 연극은 인생에 대한 얘기를 다룬다"면서 "단지 승복을 입고 살아온 얘기를 하는 것이며 사실 모든 종교에는 상통하는 면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초연과 가장 크게 달라지는 지점은 인물 해석방식과 무대 연출이다. 올해 <목탁구멍…>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평균 연령은 60대이고, 이전 소극장 공연들과는 달리 이번에는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강영걸 연출가는 "예전에는 작가가 말하고자 한 점에 초점을 두고 출연자 나이에 상관 없이 캐릭터만 잘 끄집어 냈다면 이번에는 작품 속 인물인 스님들과 실제 배우의 연륜도 맞아 떨어지는 만큼 사람에 좀더 초점을 두려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에는 소극장에서 공연하느라 무대 매커니즘을 포기한 측면이 있는데 이번에는 영상을 이용해 영적 세계, 현실 세계, 사람이 생각하는 또 다른 세계 등으로 3원화해 표현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작가의 탁월한 언어감각과 연출가의 대중성 및 섬세함, 배우들의 화술·연기·움직임이 어우러질 것으로 기대되는 이번 공연은 오는 9월23일부터 1주일 간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 올려진 후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 등에서도 이어진다. 티켓가격은 VIP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티켓문의 인터파크 1544-1555, 한국공연예술센터 02-3668-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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