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국내 기업들이 새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태양광 발전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태양전지가 업황에 따라 제품 가격 변동이 심한데 반해 태양광 발전사업은 한국전력을 통해 10년 이상 고정적 수입이 발생,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최근 태양광 업계 안팎에서 안정적 사업처로 주목받는 추세다.
우선 OCI와 금호석유화학이 올해 태양광 발전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5월말 특수목적법인(SPC) 코리아에너지발전소의 지분 80.77%를 확보해 태양광 발전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경상남도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내 공장과 창고 4개동 지붕의 총 6만6800제곱미터 부지에 조성된 코리아에너지발전소는 국내 발전자회사와 12년 간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전력거래소는 물론 REC 판매를 통해 연간 24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발전소는 오는 2027년까지 총 145억원이 투자되며, 회사가 예측대로 수익이 발생한다면 사업 7년차부터 투자금 회수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OCI는 지난 3월 정기주주 총회를 통해 '태양광발전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그간 폴리실리콘 사업 중심으로 태양광 사업을 꾸려오다 최근 태양광 업황 침체에 따른 폴리실리콘 가격 급락을 경험하면서 자구책 마련 차원에서 태양광발전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태양광발전사업은 10년 이상 고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데다, 폴리실리콘의 내부 수요 발생도 기대돼 사업 진출의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OCI가 태양전지 업체에 폴리실리콘을 공급하고, 여기서 생산된 태양전지를 조달받아 태양광발전소에 설치하는 식의 모델을 염두에 뒀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앞서 삼성, LG, 한화 등 10대그룹도 태양광발전 사업에 진출했다.
삼성은 삼성에버랜드를 통해 경상북도 김천시 어모면 옥계리 일대 68만제곱미터㎡의 부지에 김천 태양광발전소를 건설, 지난 2008년 9월 가동을 시작했다.
이 발전소는 김천시 전체 가구의 18%에 해당하는 8000여 가구가 한 해 동안 사용할 수 있는 2만5000MW 규모의 전력을 생산, 한국전력에 판매하고 있다.
LG그룹은 지난 2008년부터 충청남도 태안에 위치한 LG솔라에너지 태양광발전소를 가동, 지난 5월까지 총 9100만킬로와트시(kWh)의 전력을 생산했다. LG솔라에너지는 향후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빛을 흡수할 수 있는 구조물로 변경, 발전시간 확대를 통한 전력 생산규모를 늘려 나갈 계획이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는 큐셀코리아는 지난 2011년 2.2MW 규모의 창원 태양광발전소 사업을 시작으로, 유수지를 활용한 산수배수펌프장 발전소(2MW), 폐도로를 활용한 전남 장성 태양광 발전소(2.4MW) 등 현재까지 총 12MW 규모의 발전소를 시공했다.
또 지난해엔 서울시와 충청북도 등 지방자치단체와 태양광 사업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지역발전과 태양광 전력 보급에 기여하기 위한 발전소 개발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건축물 옥상, 폐도로, 하수처리장 등 유휴부지를 활용한 발전소 개발을 통해 환경훼손을 최소화하고, 보다 친환경적인 태양광 발전소 개발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본력이 있는 대기업 중심으로 태양광발전 사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태양전지 제조의 경우 업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데 반해 태양광발전 사업은 10년 이상 안정적 매출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발전 사업은 제조보다 리스크가 적은데다 매출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향후에도 발전사업에 진출하는 기업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태양광 발전시장 규모가 협소하고, 정부가 태양광 발전사업 지원에 소극적인 점은 성장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국내 태양광발전 시장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도입에 따라 올해와 내년에 각각 330메가와트(MW), 2015년에는 320MW 규모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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