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9000에 대응하라"..LG전자, 'G' 앞세워 프리미엄 공략
2013-06-11 18:05:28 2013-06-11 18:45:08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LG전자가 실적의 양 날개인 가전과 모바일에서 'G'를 앞세우며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야심작 '옵티머스G'에서 얻은 자신감이 가전으로 확대된 데 이어 이번에는 코드명 'G'를 전면에 내세우고 한판 도전에 나선다. G시리즈의 후속작은 오는 7월에서 8월 중 출시될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옵티머스G'의 후속작에 '옵티머스'를 뺀 'G2'라는 이름을 붙일 예정이다.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사업본부 내에서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한해 옵티머스를 제외한다는 방침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분위기다.
 
LG전자가 'G'를 전면에 내세우기로 한 것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만큼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처럼 확고한 지위를 구축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옵티머스G는 LG전자가 그간 출시한 스마트폰 가운데 유례없는 대내외 호평을 이끌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제품으로 평가 받는다.
 
이는 실적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LG전자의 MC사업본부는 올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1000만대를 넘어서며 132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MC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2009년 3분기 이후 14분기만에 처음있는 일로, 옵티머스G의 판매 호조가 실적 회복의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옵티머스라는 브랜드 명칭은 그간 LG전자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 온 골칫거리다. 특히 G시리즈가 가시적 성과를 거두면서 LG전자 내부에서도 옵티머스를 유지할 지 여부를 놓고 격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패작의 이름을 굳이 채용할 필요가 있느냐가 논란의 핵심이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초기 대응에 실패하며 피처폰 명가의 자존심이 크게 훼손됐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양강을 확고히 구축한 가운데 LG전자는 군소업체로 추락하기까지 했다. 기존의 영예는 시장에서 잊혀졌다. 거듭된 시장의 소외는 패배주의로 연결되기까지 했다.
 
문제는 스마트폰을 급조하는 과정에서 최적화된 제품을 내놓지 못하면서 불거졌다. 애플과 삼성에 뒤쳐진 후발 주자라는 인식과 함께 잦은 고장을 일으킨다는 지적이 더해지면서 애플과 삼성보다 몇 수 아래라는 평가가 소비자들에게 깊이 각인된 것이다.
 
때문에 LG전자가 G시리즈에서 옵티머스를 떼고 새 출발을 준비하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극대화함과 동시에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목적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아야만 보급형 스마트폰 등 전체 라인업이 살 수 있다는 전략적 계산도 포함됐다.
 
LG전자 관계자는 "옵티머스G의 후속작에서 옵티머스를 뺄 지 여부를 내부에서 고려하고 있으나 확정된 것은 아직 없다"면서 "다만 일부 소비자들이 옵티머스 초기 모델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는 판단에 따라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옵티머스G 시리즈에서 G가 전면에 등장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LG전자 프리미엄 제품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아갈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앞서 LG전자는 가전 부문에서 삼성전자 9000시리즈의 대항마 성격으로 'G 프로젝트' 제품을 출시하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1위인 TV 사업에서 선보인 '9000' 시리즈를 생활가전에 적용, 프리미엄급 생활가전 제품에 9000이라는 타이틀을 붙이며 공을 들이고 있다. TV부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에 이르기까지 9000이 새겨지면서 프리미엄 라인업을 완성시켰다.
 
LG전자 역시 2015년 세계 가전시장 전 품목 1위 달성을 목표로, MC사업부 부활의 터닝포인트가 된 옵티머스G를 본따 G프로젝트로 명명했다는 게 업계 안팎의 공통된 분석이다.
 
LG전자는 대용량(Great), 스마트기능(Genius), 디자인(Good Design)을 갖춘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등을 선보인 데 이어 올 하반기 역작으로 남겨질 G프로젝트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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