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크래프톤(259960)이 소수주주권 확대를 위해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했지만, 진의를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집중투표제를 도입했지만, 이사 수 상한을 함께 제한하는 정관 변경을 병행했기 때문입니다.
크래프톤은 24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자기주식 보유·처분 근거 규정 신설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전자주주총회 병행 개최 근거 마련 △이사의 수 상한 신설 △사내·사외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표결했습니다.
특히 집중투표제는 소액주주 권리 보호 장치로 꼽힙니다. 이는 기존 1주당 1표 방식과 달리 선임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구조입니다. 일반주주들이 힘을 모아 특정 후보에게 표를 집중할 경우 대주주가 반대하더라도 최소 1명의 이사 선임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동안 다수 상장사들은 정관을 통해 집중투표제 적용을 배제해 왔지만 지난해 9월 상법 개정으로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올해 9월10일부터 이러한 배제 규정을 둘 수 없게 됐습니다. 크래프톤 역시 이번 정관 변경을 통해 기존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변화는 상법 개정에 따른 의무 반영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자발적인 주주 친화 정책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게다가 크래프톤은 이 제도의 실효성을 약화시키는 구조를 함께 도입했는데요.
크래프톤은 이사 수의 상한을 제한하는 정관 변경을 함께 추진했습니다. 기존 정관에는 "회사의 이사는 3인 이상으로 하고 사외이사는 이사 총수의 과반수로 한다"는 규정이 담겼습니다. 하지만 크래프톤은 이번 주총을 통해 "회사의 이사는 3인 이상, 7인 이내로 하고 독립이사는 3인 이상으로 하되 이사 총수의 과반수로 한다"로 변경했습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정원이 적을수록 소수 주주가 추천하는 이사의 선임 가능성은 낮아집니다. 무엇보다 일반주주가 후보를 추천한다 해도 빠르게 이사회 정원이 이미 충족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안건의 채택 역시 거부될 수 있습니다.
앞서 국민연금은 6.75% 지분을 보유한 주요주주로 이번 안건에 "이사의 수 상한 축소는 일반주주의 주주제안 및 집중투표제 청구 가능성을 약화시킨다"며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국민연금의 반대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날 주총에서 해당 안건은 주총 특별결의 요건인 참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이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충족해 원안대로 처리됐습니다.
이에 대해 크래프톤은 "당사는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해 소수 주주의 목소리를 더욱 충실히 반영하고자 한다"며 "현행 이사회 구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사회 정원을 7인 이내로 설정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크래프톤은 24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사진=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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