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임원 억단위 격려금 지급 "과하다"
2026-03-24 06:00:00 2026-03-24 06:00:00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이 지난 6년간 총 7억원이 넘는 격려금을 수령해 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기상여금과 성과급, 인센티브 외에 기타 근로소득 항목으로 별도 지급된 이른바 '셀프 격려금'입니다. 신 회장은 최고경영자(CEO)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보수위원회에 참여해 해당 안건에 직접 찬성표를 던지며 격려금을 받아 한 차례 논란이 불거진 바 있는데요. 이후 2022년부터는 선임사외이사가 대신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사측은 "모든 임직원이 일정 비율로 격려금을 받고 있다"면서 신 회장에만 한정한 특혜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보수위 '형식적 견제' 아래 격려금 지급 지속
 
23일 교보생명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이 수령한 격려금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6년간 총 7억7900만원에 달했습니다. 연도별 격려금은 △2019년 2억2100만원 △2020년 8000만원 △2021년 9500만원 △2022년 1억1900만원 △2023년 1억4000만원 △2024년 1억2400만원입니다. 
 
교보생명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교보생명 이사회는 △감사위원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보수위원회 △내부통제위원회 △경영위원회 △지속가능ESG(환경·사회·지배구조)위원회 등 7개 위원회로 운영됩니다. 신 회장의 격려금을 결정하는 건 보수위원회입니다. 보수위원회는 회사 성과와 이에 따른 리스크 구조가 조화를 이루도록 하기 위해서 경영상 중요 의사결정을 수행하거나 리스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업무를 수행하는 임직원에 대한 보수 체계의 설계·운영에 관한 중요 사항을 의결하고 그 적정성에 대해 평가합니다. 교보생명은 관련 규정을 내부 규정으로 두고 있으며 2016년 10월24일부터 기존 보상위원회를 보수위원회로 명칭과 기능을 대체해 운영 중입니다.
 
임원에 지급될 격려금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지배구조법)' 제22조 제1항에 따라 이사회 내 보수위원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 결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통상 금융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매 결산기의 보수 한도를 정하고, 개인별 지급 금액은 그 한도 내에서 이사회의 결정을 따릅니다.
 
신 회장은 교보생명 최고경영자(CEO)인 동시에 이사회 의장을 겸하면서 이사회 내 보수위원회에 사내이사로 들어가 격려금 지급 안건에 직접 찬성 의견을 내왔습니다. 그러나 금융당국에 2020년까지 보수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주요 임원에 격려금을 지급해 온 절차적 문제를 지적 받으면서 2022년부터는 임원 격려금 지급 내역 안건에 대해선 기권표를 던지고 있습니다.
 
교보생명 이사회 내 보수위원회는 사내이사인 신 회장을 포함해 문효은, 지범하, 이두봉 3인의 사외이사까지 총 4명으로 구성됐습니다. 내규에 따라 이사회 의장은 보수위원회에 참여할 수 없어, 지범하 보수위원회 위원이 이해관계가 충돌되는 신 회장을 대리한 선임사외이사로 선임돼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교보생명 사정을 잘 아는 보험업계 관계자는 "선임사외이사를 세웠지만, 이는 사실상 신 회장의 회전문 인사 자리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신 회장이 대리인을 앞세워 임원 격려금 지급안에 찬성 의견을 밝히는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2021년 9월 보수위원회 심의·의결 의무 위반 등을 포함한 5가지 사유를 들어 교보생명에 과징금 24억2200만원과 경영유의 7건, 개선 사항 11건 등을 조치했습니다. 보수위원회 심의·의결 의무 위반 건에 대해선 2017년 7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임원에 격려금 명목 보수를 지급하면서 전결로 매년 1회씩 총 4차례 처리하는 방식으로 36억원 규모 격려금을 지급한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다만 교보생명 측은 "격려금은 신 회장에게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 규정에 따라 모든 임직원에게 일정 비율로 지급하는 것"이라며 "신 회장에게만 제공하는 것처럼 주장하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교보증권 최명주는 징계, 신창재 회장은 면죄부
 
교보생명그룹 주요 계열사인 교보증권은 과거 2007년 보수위원회 심의·의결을 패싱하고 임원 격려금을 지급해 당시 사장이 해임됐는데요. 10년 전부터 신 회장이 이러한 방식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지만, 무소불위 권력 아래 어떠한 징계나 제재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2006년 12월 자체감사 결과 당시 최명주 사장이 2005년 5월24일 취임 이후 2006년까지 이사회 승인없이 93억원의 성과급을 지급, 자신을 포함한 7~8명의 임원들에게도 8억7000여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한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최 사장 임기는 2008년 5월24일까지였지만, 이러한 사실이 적발된 직후 2007년 초에 돌연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최 사장은 자체감사가 시작되기 한 달 전부터 이미 사퇴 의사를 밝혀왔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교보증권은 이와 관련해 물의를 빚은 임원을 징계하고, 지급했던 격려금도 회수했습니다. 교보증권 이사회 관계자는 "임직원에 지급한 성과급은 어쩔 수 없지만, 임원들에게 지급한 격려금은 회수할 방침"이라고 밝혔으며 "임직원에 격려금을 지급할 경우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도 최 사장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면서 징계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과거 임원 격려금 사례에 정반대의 반응을 보이는 교보생명그룹을 향해 신 회장의 경영 성역화가 고착화됐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교보생명 소액주주들은 오는 27일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의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의 위법성을 고발할 계획입니다. 교보생명은 오는 주총에서 △정관 일부 변경 건 △이사 선임 건 △감사위원 선임 건 △2026년 사업연도 이사보수한도액 승인 건 △자기주식 보유처분계획 승인 건 등 5개 안건을 상정했습니다.
 
이홍구 전 교보생명 우리사주조합장 겸 노동조합위원장은 "상정된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과 관련해 신창재 회장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상법 위반 소지가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며 "신창재 회장을 특별이해관계인으로 분류해 이번 보수 한도 안건 표결에서 의결권을 제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사옥(왼쪽)과 신창재 회장. (사진=교보생명)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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