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글로벌 체감경기의 온도가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장기침체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일본이 엔저 정책에 힘입어 도약하고 있는 반면, 그 동안 약진해왔던 미국 경제성장이 주춤하고 유럽은 여전히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엔저 정책에 경제 '활기'
일본은 지난해말 아베정권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활기를 띄고 있다. 달러당 엔화 환율이 100엔대를 돌파하는 등 엔저 기조가 본격화되면서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3월 일본의 경상수지는 1조 2510억엔으로 올 들어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 6474억엔 흑자에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기도 하다.
일본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도 3분기 만에 성장세로 돌아섰으며 1분기 GDP성장률은 전분기대비 0.7%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체감경기도 살아나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이달 초 121개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도 89.3%가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11~12월에 실시한 조사에서 경기가 회복하고 있다고 답한 비중 2.5%에서 대폭 확대된 것이다. 선행 경기에 대해서도 92.6%가 '좋아질 것'이라고 대답했고 '나빠질 것'이란 응답은 없었다.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재정·경제재생 담당상은 "일본 경제가 강한 회복 가도에 있다"고 언급했다.
◇美, 시퀘스터 영향 불가피..숨고를 듯
미국 경제는 시퀘스터 발동에 따른 영향과 연방부채 한도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간 모습이다.
13일(현지시간) 발표되는 소매판매는 자동차 수요 부진으로 인해 두 달 연속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임금 상승률 부진과 저축률 둔화로 인해 소비자들의 구매력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외신은 "소비는 미 경제의 7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지표라며 "소매판매 결과는 시장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주에 발표되는 4월 산업생산도 부진하거나 거의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미국의 산업생산은 0.4%늘어 2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그 폭은 전달 0.7%에 비해 둔화됐다.특히, 전체 산업생산의 75%를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은 0.1% 줄었다.
조시 데너레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초 산업생산 실적이 좋았다는 점을 고려해야한다"면서도 "앞으로 몇개월간은 연방정부 자동 지출삭감, 시퀘스터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럽 경기침체의 늪..출구 안보여 '암울'
유럽 경제는 고용과 내수, 투자 모두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3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실업률은 12.1%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로존 실업률은 2011년 3월 9.9%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올 1월 12%, 3월 12.1%까지 올라섰다.
내수 부진 및 기업투자 부진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유로존 기업 투자율은 19.7%로 전분기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0년 1분기 19.5%이후 최저치다.
유로존의 1분기 GDP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0.1% 감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0.6%감소보다는 개선된 것이나 6분기 연속 마이너스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유럽집행위원회(EC)도 올해 유로존 GDP성장률이 -0.4%로 2년 연속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마틴 포르제스키 샌퍼드 C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유럽 경제가 올해 초부터 크게 악화되기 시작했고 올 여름도 우려된다"며 "성장이 크게 둔화될 경우 긴축완화 요구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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