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LG가 아워홈, 일감몰아주기..영세업자 '일감뺏기'
2013-04-12 17:41:37 2013-04-12 17:44:00
[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급식업계 1위, 범LG가(家) 기업인 아워홈이 총수 일가가 주주로 있는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하며 영세업자들의 먹거리까지 빼앗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아워홈은 고(故) 구인회 LG 창업주의 3남인 구자학 회장의 장남 본성씨 40.00%(880만주), 장녀 미현씨 20.00%(440만주), 차녀 명진씨 19.99%(439만7800주), 막내 지은(아워홈 상무)씨 20.01%(440만2200주) 등 자녀들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오너 회사다.
 
LG유통의 FS사업부로 출발해 2000년 LG그룹에서 독립할 당시 200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지난해 1조1929억여원을 기록하며 12년만에 6배가량 성장했다.
 
이는 소상공인들의 생계형 업종인 급식, 식자재 공급 등으로 영업을 확대하며 얻은 결과다. 골목상권의 가해자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많은 이유다.
 
더 큰 문제는 아워홈이 총수 일가가 부를 세습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에 수년간 나서면서 불공정한 방법으로 소상공인들의 시장참여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2005년 3월 설립된 레드앤그린푸드는 현재 아워홈에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으며, 매출과 매입의 상당한 부분을 모회사인 아워홈에게 의존하고 있다.
 
레드앤그린푸드와 아워홈의 내부 거래 비율은 설립 직후에는 높지 않았으나 2007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832억여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이중 98%인 811억7600만원을 아워홈과의 거래를 통해 기록했다. 20011년 역시 매출의 98%인 821억2300만원을 아워홈을 통해 이뤘다.
 
레드앤그린푸드의 주주는 아워홈이 35%, 구 회장의 막내딸인 구지은 아워홈 상무 등 특수관계인이 65%를 보유하고 있다. 100% 아워홈의 자회사인 셈이다.
 
아워홈의 지배구조가 구회장 자녀들의 100% 오너기업임을 감안하면 아워홈과 레드앤그린푸드가 내부 거래 지속하면서 중소 식자제업체를 배제하는 방법으로 '오너가 배불리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기 충분하다. 일각에서는 경영 승계를 위한 사전 작업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경실련 관계자는 "(아워홈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가) 계열사 확장 효과로 기업 규모를 커 보이게 하는 효과 뿐 아니라 식자재 납품의 경우 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해야 하지만 계열사 분리 후에는 수의계약으로 일감을 몰아줘 중소기업이 해야 할 일은 빼앗는 것으로 적절치 못한다"며 "공정위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워홈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원래 소유하고 있던 생산업체를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분리한 것이라 매출 의존적인 것은 당연하다"며 "하지만 기존 매출구조에서 다양한 거래처를 확보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레드앤그린푸드의 매출 비중이 감소하지 않고 지속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했다.
  
한편, 아워홈 등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한 정부의 고강도 조사와 제재가 올해  중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미래연구원의 '공정사회를 위한 대기업집단 정책' 보고서에 일감 몰아주기 등을 차단하기 위한 견제장치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대표적 제재 수단은 '계열분리 명령제'다. 총수 일가가 이익을 편취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에 대해 정부가 계열분리, 총수 일가 지분 조정, 내부거래 규모 조정 등을 명령할 수 있다.
 
이 정책이 시행되면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고 있는 아워홈 등에 대해 정부가 지분을 팔도록 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맞닿아 있어 실행 가능성이 높아 아워홈의 총수 일가 잇속 챙기기도 올해 끝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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